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하자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비난을 퍼부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내 문제가 아닌 해외 문제를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프로그램 '폭스앤프렌즈'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꼬집으며 "여기 우리 나라에는 그가 외면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이 쌓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국경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여기 우리의 남쪽 국경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우리는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대륙에 날아다니도록 한 국가적인 굴욕도 겪었다"며 국내 국경부터 관리하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디샌터스 주지사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전략적 목표가 없다"며 "중국과 대리전을 벌이고 크름 반도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우리에게 어떠한 이득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를 제외하고도 공화당 측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한 여러 비판이 제기됐다. 공화당 강경파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의 날에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 오하이오주 이스트 팔레스타인 대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도 아닌 우크라이나로 갔다"고 비난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양국의 관계는 동맹은 아니다.
또 다른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도 트위터에 "대통령의 날에 우크라이나를 위해 미국을 버리는 게 놀랍지도 않다"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지난 20일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을 추모하는 '대통령의 날'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오하이오주를 먼저 방문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트럼프계 인사로 분류되는 데이비드 쿠스토프 의원은 폭스 비즈니스에 출연해 "미국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하이오 탈선 사고로 고통받는 사람을 먼저 찾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일 오하이오주에서는 화물열차가 탈선을 일으켜 유해 물질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열차에 실린 유해물질이 강과 토양에 유입되면서 현재 주민들의 건강 문제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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