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의료체계 붕괴···정부 '보상 강화' 실효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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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3-02-2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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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인력 부족, 의사 수 증원 계획은 없어

 

[사진=연합뉴스]

‘소아 진료 대란’이 심각하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급락하면서 진료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병원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오픈 런(Open-Run)’을 불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체계 붕괴 우려에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소아청소년과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한 보상 확대 등 관련 대책을 내놨다.

다만 이번에도 ‘의사 수 증원’ 등 의료체계 위기의 핵심 문제에 대한 대안은 없었다. 정부가 꺼낸 보상 강화 방안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당근책이 될 지도 미지수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발표한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에 따르면 △중증 소아 의료체계 확충 △야간·휴일 등 소아진료 사각지대 해소 △적정보상 등을 통한 소아 의료인력 확보 등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보면 공공전문진료센터를 현재 10개소에서 단계적으로 4개소를 추가 지정하고,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도 기존 8곳에서 12곳까지 늘린다.

일과시간 외에 진료를 볼 수 있는 소아 진료 기관을 확대하고, 24시간 전화상담을 하는 ‘소아전문 상담센터’ 시범 사업도 추진한다.

소아의 입원진료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병·의원급 신생아실 입원 수가를 개선하고, 현재 만 8세 미만 대상 30%의 소아 입원료 연령 가산을, 만 1세 미만에 대해서는 5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의료 현장에선 정부의 보상 강화 대책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미 소아과 진료에 대한 적자를 감당해야 하는 구조인데, 현행 대책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소아과 의사 수 자체가 부족한데 보상을 강화한다고 해도 의사가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제시한 수가 개선안에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이번 수가 확대 방안은 소아과 의료체계 붕괴를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만과 중국 등 해외에서 정부가 소아과에 지원하는 보상 체계를 참고하면 우리나라도 점차적으로 최대 15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진료체계 붕괴는 시간이 갈수록 더 악화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주요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모집에서 80%에 가까운 병원이 단 한 명의 레지던트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상반기 모집정원 확보율은 20%에 불과했다. 이는 2021년도 36%, 2022년도 2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모집정원이 있는 50개 대학병원 중 38개 병원이 단 한 명도 레지던트를 확보하지 못했다. 모집정원을 채운 병원은 서울대병원이 유일했고, 50%를 넘긴 병원도 순천향대서울병원, 아주대병원, 울산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4곳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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