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노원구는 성북구에서 도봉구가 분구된 뒤 또다시 1987년 도봉구에서 노원구가 분리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아파트 개발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그래서 노원구는 30년 경과된 아파트가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자치구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2월 현재 노원구에는 55개 단지, 7만4000여 가구가 있다"며 "2030년에는 124개 단지, 약 11만1000가구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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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이 된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이만저만 아니다. 냉난방비 비용 부담, 층간소음, 녹슨 수도관으로 인한 녹물 문제, 밤마다 겪고 있는 주차난 등은 해결될 기미가 요원하다.
이같이 주거 환경이 열악해지자 주민들은 급기야 인근 신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다. 노원구 인구는 최근 10년 새 10만명이나 감소했다. 이는 노원구 전체 인구 대비 20%에 해당한다. 노원구 아파트 재건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 아파트 재건축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잘라 말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대폭 완화됐다. 이는 노원구가 몇 년 전부터 여러 차례 건의해 온 개선안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외에 실제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데 있어 아파트 단지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또 있다. 바로 안전진단 비용 모금이다. 안전진단은 통과하기도 어렵지만 진단을 받기 위한 비용 마련 자체가 주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재건축이 크게 위축돼 있다.
이와 관련해 오 구청장은 "이런 부담을 주민들에게만 전가할 게 아니라 구청이 직접 나서 선(先) 지원하고 준공인가 전에 환수하는 것이 보다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안이라는 것이 노원구 의견"이라고 말했다.
정밀안전진단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우선 서울시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관련 조례 개정안이 지난해 말 시의회에서 보류돼 빠른 재건축을 기다리는 구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따라서 지난 한 달간 재개발·재건축 신속 추진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다. 최근 서울시의회와 서울시에 전달한 서명부에는 신속한 재건축을 열망하는 구민 7만여 명 목소리가 담겨 있다.
오 구청장은 "조례안 개정이 통과되면 안전진단 비용을 구청이 선 지원할 수 있도록 즉시 추경 예산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재건축은 주민 삶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인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단계별로 대책을 수립해 필요한 것들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지난 7일 국토부가 발표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관련해 오 구청장은 "특별법에 노원구는 상계동 16개 단지, 중계동 7개 단지, 하계동 6개 단지가 해당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법 시행까지 상당 기간 소요되지만 상계·중계·하계동 일대는 이 특별법에서 완화되는 내용이 지구단위계획에 반영되도록 서울시에 적극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 사업성과 속도 개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오 구청장은 정부의 특별법 제정을 환영하며 재건축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는 서울시 '신통기획' 부동산 정책은 본인 정책과 흡사하다며 오세훈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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