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주식 공개 매수가 마무리된 가운데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다. 여기에 공개매수 종료일인 28일 하루에만 1300억원어치 주식을 기타 법인이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만큼, 기타 법인을 통한 시세조종 논란 역시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을 끝으로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가 마무리됐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월 10일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에스엠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인 595만1826주를 주당 12만원에 매입하는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로부터 매입한 지분 14.8%를 더해 총 40%(947만5246주)의 지분율을 확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가져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면서 이번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이날 에스엠 주가는 12만7600원으로 하이브가 제시한 12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에스엠 주가는 지난 2월 15일을 시작으로 28일까지 종가 기준 모두 12만원을 웃돌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공개매수에 동참하기보다 경영권 분쟁 양상으로 이어지면서 주가가 상승하자 관망했을 것”이라며 “마지막 날도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장내에서 차익 매도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에스엠 주식 238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2월 10일 이후 누적 기준으로 612억원어치를 팔았다.
공개매수가 종료된 이후에도 하이브와 기존 에스엠 경영진 간의 대립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하이브는 “지난 16일 IBK투자증권 판교지점에서 에스엠 발행 주식 총수의 2.9%(68만3398주)에 달하는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16일 에스엠 주가는 장중 13만36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주가는 소폭 조정이 이뤄진 뒤 13만1900원으로 마감한 바 있다.
문제는 이날도 기타 법인을 통해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타법인은 에스엠 주식 1339억7200만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는 6% 넘게 뛰었다. 개인과 기관의 순매도 금액이 각각 237억9500만원, 983억3700만원,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117억6200만원임을 감안하면 이들 매도물량을 모두 기타법인이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 창구로는 IBK투자증권이 아닌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 신한투자증권을 통해 이뤄졌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IBK창구를 포함해 에스엠 주식을 850억원 매수한 기타법인의 경우 저 정도 규모라면, 어마어마한 확신이 전제된 것 같다”며 “매수주체가 언론에 보도된 카카오라면 모르겠지만, 만약 제3자가 미공개정보를 듣고 지른 것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브의 에스엠 공개매수 결과는 오는 3월 6일 공시를 통해 공개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