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등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검찰이 다음 주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대표를 둘러싼 다른 의혹들로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당장 이번 주 시작되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 대표가 성실하게 재판에 출석하면 구속 필요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檢, 대장동 의혹 증거 보강···김만배 구속기간 고려, 진술 최대한 확보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 대표를 오는 9일 전후에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서에 함께 묶였던 성남FC 후원금 사건도 포함될 전망이다.검찰은 당장 오는 9일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진술을 최대한 받아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씨는 대장동 사업 특혜 대가로 천화동인 1호 지분 중 절반을 이 대표 측에 약속했다는 이른바 '428억원 약정설'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검찰이 해당 의혹의 실마리를 풀면 이 대표에 대한 배임죄 증거 보강은 물론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영장재청구 유력···"李 선거법 위반 재판 출석 여부 관건"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에 담긴 의혹이 아닌 또 다른 의혹들에 대한 보강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재차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대표를 구속 심판대에 세워보자는 찬성표가 예상보다 많이 나오면서 검찰 수사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도 나온다.검찰은 현재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수원지검)과 백현동‧정자동 개발 특혜 의혹(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증거를 보강하고 있다. 대북 송금 수사팀은 쌍방울이 800만 달러를 북측에 송금한 경위를 이 대표가 알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정황과 진술을 보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현동 수사팀은 최근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 직원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하며 성남시가 인허가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 출신 A변호사는 "검찰 수사는 오히려 탄력을 받았다"며 "향후 검찰이 한 번 더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회로서는 한 번 더 부결 결정을 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쌍방울 대북 송금과 백현동, 두 의혹을 한데 묶지 않고 따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다른 검찰 출신 B변호사는 "검찰에는 기회가 두 번 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3일부터 시작되는 선거법 위반 재판에 이 대표가 성실히 출석하면 구속 필요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담당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C변호사는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재판에 성실히 출석한다면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는 판사는 도주 우려가 전혀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하면 이 대표의 증거 인멸 우려나 범죄 혐의의 상당성을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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