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를 바탕으로 일본과 더 협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에 대한 비전을 분명히 했다"며 "우리는 이 비전을 매우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몇 달간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우리는 양국이 과거사 이슈를 치유와 화해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길 권고해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프라이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강조한 '한·미·일 3국 안보·경제 협력'에 대해서도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과 도전에 집단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더해 인도·태평양 지역 안팎의 도전에도 매우 가치가 있다"며 "우리는 한국, 일본과의 3자 협력이 21세기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호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아사히신문 등 주요 일본 언론들도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긍정 평가하고 일본 정부에 윤석열 정부와 협조해 '강제징용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닛케이는 2일 '윤 대통령 연설 살려 기시다 총리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 움직여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내셔널리즘(민족주의)이 고조되는 자리에서 굳이 일본과 협력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설명한 것은 의미가 있으며 평가할만하다"며 "일본 정부는 윤 정권과 협력해 징용공 문제 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미래지향적 관계 조성에 나선 윤 정권 하에서도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면 한·일관계 정상화는 멀어질 것"이라며 기시다 총리에게 "일본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해 줬으면 한다. 총리가 지도력을 발휘할 때"라고 촉구했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주요 매체들도 윤 대통령이 강제징용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규정한 것에 주목하고, "일본이 오랫동안 호소해온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로 중심을 옮기는 자세를 선명히 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과거사 언급 없는 '3·1절 5분 기념사'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거세게 터져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참으로 충격적"이라며 "'조선이 식민지가 된 건 힘이 없었기 때문이고 세계 대세에 순응하기 위한 유일한 활로'다. 대한민국 삼척동자도 다 아는 희대의 매국노 이완용의 말"이라고 거론했다.
그는 전날 기념사의 한 구절인 '우리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을 받았다'는 문장을 언급하고 "매국노 이완용과 윤 대통령 말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모두 일제의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식민사관"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고 "우린 힘이 없으니 일본 덕 보는 게 맞다고 주장한 매국노 이완용 발언과 국민의힘 정진석 그리고 윤 대통령의 발언은 그 인식의 궤가 같다"면서 "친일 본색마저 드러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소속 이언주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른 날도 아니고 3·1절 아닌가. 3·1절 아침 국민들의 민족적 자부심을 완전히 뭉개버렸다"며 "윤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과 일본의 국가이익이 같지 않다는 점을 알고 외교에 임하기 바란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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