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4년 만의 '노마스크' 대면 입학식…"그래도 마스크 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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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보경 기자
입력 2023-03-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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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의무 해제에도 초등학생 대다수 마스크 착용

  • 아이들 건강 걱정하는 학부모들도

  • 발열검사 자율화에 교사들 '반색'

2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중구 덕수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이 교문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권보경 기자]

“유치원 다닐 때부터 마스크를 써서요. 익숙하고 따뜻해서 좋아요.”

2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초등학교 앞. 이날 덕수초등학교에서는 입학식이 열렸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입학식에 나선 초등학생 김모(8)군은 마스크를 매만지며 수줍게 웃었다. 계속 마스크를 쓸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김군은 "마스크를 쓰는 게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다.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4년 만에 처음으로 '노 마스크' 대면 입학식이 열렸다. 교육부는 지난달 일상회복 기조에 맞춰 새학기 실내 마스크 의무화 해제, 발열검사 자율화 등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매일 아침 사용해야 했던 코로나19 자가진단앱 사용 역시 의심 증상이 있는 학생들에 한해 이용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대면 입학식이 가능해졌다. 학교 차원에서 발열검사는 따로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입학식에 나선 학생들은 대다수가 꼼꼼하게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를 벗은 학생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들은 마스크 착용이 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모(8)군은 “나이가 어렸을 때부터 마스크를 써 와서 벗는 것보다 쓰는 게 좋다”며 “계속 마스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등교하는 학생들도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들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학생도 있었다. 박모(11)군은 “아직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아있을까 해서 습관적으로 쓰게 된다”고 했다.

다수의 학부모들은 마스크 착용 자율화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입학식에 참석하러 나섰다는 이모(42)씨는 “아이가 한 번 코로나에 걸렸던 터라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했는데 오히려 아이가 마스크를 쓰겠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박모(40)씨도 “어른들이 마스크를 쓰라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오히려 아이들이 마스크 착용을 챙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기도 했다. 환절기인 만큼 감기에 걸릴 수 있으니 마스크를 쓰라고 당부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황모(45)씨는 “아이가 감기 기운이 있어 다른 친구들에게 옮기지 않으려면 교실에서도 마스크를 꼭 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윤모(40)씨도 “아이들이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마스크를 쓰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발열검사가 자율화되면서 교사는 부담을 덜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지난해 전면등교 실시 이후 발열검사 등 각종 방역업무로 인해 교사들이 업무부담을 호소한 바 있다. 올해는 발열검사·자가진단앱 자율화 등으로 교사들의 방역업무 부담이 줄어들었다. 한 교사는 “발열 검사의 정확도가 너무 떨어져서 열이 있는 학생들을 잘 잡아내지 못했다”며 “효과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발열 검사 자체가 외부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 불편한 점이 컸는데 부담이 해소돼서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학교 방역 특별 지원기간’을 운영한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변화된 학교 방역 지침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들은 방역 전담 인력 배치 및 방역 물품 확충을 점검하고 학생·학부모 대상 예방 수칙 교육과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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