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4%대를 넘어섰다. 10년물 금리가 4%를 넘은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을 보는 시장의 분위기가 기대에서 우려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4.5%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1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를 돌파한 뒤 4.02%를 넘은 수준에서 유지됐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장중 4.90%을 넘어 4.92%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4개월 만에, 2년물 금리는 16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미 국채 금리의 상승세는 지난달부터 치솟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소비 지출이 여전히 뜨겁고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인 2% 부근에 다가갈 조짐이 사라지자, 매파적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 행사에 참석해 다음 연방공개위원회(FOMC)에서 "25bp(1bp=0.01%포인트) 또는 50bp 양쪽 모두에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25bp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던 3월 FOMC에서 50bp를 올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CME 페드워치도 빅스텝(50bp 인상) 단행 가능성을 30%로 봤다. 한달 전만 하더라도 빅스텝 단행 가능성은 0%였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무려 30%까지 치솟은 것이다.
카시카리 총재는 "다른 위원들도 덜 긴축하는 것이 과도하게 긴축하는 것보다 위험하다는 사실에 동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금리인상이 25bp냐 50bp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3월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반영한 도표)에서 어떤 시그널을 전달하느냐는 것"이라면서 자신의 최종금리 전망치는 지난해 12월 점도표 상의 5.4%보다 상향 조정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전했다. 기준금리가 5.5-5,75%까지 갈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장에도 미국의 최종 금리가 5.75%까지 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CME 페드워치는 9월 FOMC에서 5.5-5.75%로 최종금리가 형성될 가능성을 40%로 가장 점치고 있다. 이는 전날보다 7% 포인트, 전주보다 15% 포인트 오른 수준으로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이다.
연준의 매파적 긴축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국채 금리는 당분간 오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이클 슈마허 웰스파고 거시전략책임자는 “가까운 시일 내에 10년물 국채금리가 4.2%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점쳤다. 마크 헤페스톰 펜 뮤추얼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사람들은 디스인플레이션 추세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며 올해 10년물 국채 금리가 4.5%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 시장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브랜디 와인 글로벌 투자 운용의 잭 맥킨타이어 애널리스트는 "금리가 오를수록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높아 증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수록 이 같은 모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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