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에 대한 공개매수가 사실상 실패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카오의 선택지가 다소 넓어졌다.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지만 하이브와의 공동경영 카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 측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본격적인 공개매수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괄 측이 오는 6일 이전에 결론을 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르면 2일이나 3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6일은 카카오의 SM 신주발행 대금 지급일, 하이브의 이 전 총괄지분(14.8%) 취득일이다.
반면 SM 대리인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해달라며 “경영상 필요 목적에 따른 정당한 신주발행을 부당한 방법으로 저지하려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신주발행은 다수 주주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어려운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카카오 입장에서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는 게 가장 이상적일 수 있다. 해당 사안이 기각되면 카카오는 지분 9.05%(전환사채 포함)를 그대로 가져갈 수 있게 되고, 추가로 지분을 확보할 때 비교적 안정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기존 전략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고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만큼 공개매수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가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지분은 하이브가 계획했던 40%보다 많아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가 SM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가격을 13만~15만원으로 전망했다. 이에 추가지분 확보를 위해서는 약 1조4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금조달이 관건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카카오가 SM지분 공개매수를 위한 주관사를 내정하고, 물밑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카카오로부터 주관사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한 증권사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공동경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실익 없이 자금출혈만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카카오의 우군으로 알려진 SM 경영진, 얼라인자산운용과의 경영권에 대한 해석이 다른 상황에서 이들 연합이 깨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실제로 얼라인 측도 지분확보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SM인수전의 캐스팅보트가 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재 얼라인이 보유한 지분은 약 1% 정도다.
앞서 김범수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미국에서 비공개 회동을 한 것도 공동경영 가능성을 열어놓는 이유 중에 하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입장에서는 치킨게임으로 치닫던 SM인수전에서 하이브와의 공동경영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