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간 지분 교통정리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특히 아직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현대홈쇼핑은 지배구조 개편에서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6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2일 인적 분할을 통해 존속법인인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신설법인이자 사업부문인 현대그린푸드로 분할됐다. 두 회사 간 분할 비율은 현대지에프홀딩스가 65.32%, 현대그린푸드가 34.68%다.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에는 이진원 경영지원실장 전무가 선임됐고 신설된 현대그린푸드 대표에는 기존 박홍진 대표가 그대로 맡는다.
현대그린푸드는 인적 분할 이후 식품사업과 비식품사업 등 투 트랙 성장전략을 꾀한다. 지주사와 사업회사 간 사업 성격도 달리 한다.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리바트, 현대이지웰 등 자회사 관리와 신규사업 투자를 담당하는 한편 현대그린푸드는 사업회사로 단체급식·식자재 유통·건강식(그리팅) 사업 등 식품사업을 맡는다.
추후 계열사 간 지분 교통정리도 차근차근 진행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자회사 지분율 규제(상장 30%, 비상장 50% 이상)를 따라야 하고 이에 미달하는 자회사 지분은 추가 취득하거나 처분해야 한다.
이에 현대그린푸드는 상장사 현대이지웰(현재 23.8% 보유) 지분을 내년까지 추가로 매입한다. 비상장사 비노에이치(지분 47%)는 현대이지웰과 현대드림투어가 각각 보유한 지분 43%, 10%를 전량 사들인다.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장인회사인 대원강업 지분도 추가로 매입한다. 현재 현대그린푸드는 대원강업 지분 19.67%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회사 측은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계열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지분 매입에 투입되는 자금은 이날 종가 기준 대원강업이 223억원, 현대이지웰이 110억원가량으로 추산되며 비상장사인 비노에이치를 포함하면 지분 매입 대금은 더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현대홈쇼핑을 누가 갖느냐다. 현대홈쇼핑은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이 지분을 각각 25%, 15% 갖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그간 현대백화점그룹 내에서 탄탄한 자금력을 토대로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특히 한섬과 현대L&C 등 주요 계열사를 인수합병(M&A)하며 그룹의 신사업 확장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현대홈쇼핑 최대주주가 현대그린푸드인 점을 고려할 때 현 계열사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홈쇼핑은 단순한 홈쇼핑 회사가 아니다. 한섬, 현대L&C, 현대렌탈케어, ICT 부문인 현대퓨처넷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유통이나 식품으로 명확하게 사업 영역이 나뉘어 있지 않은 만큼 현대홈쇼핑 지분에 대한 교통정리가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이 될 것이란 평가다.
현대그린푸드가 현대홈쇼핑을 계열사로 편입하려면 추가로 지분 5%를 매입해야 한다. 일각에선 현대백화점의 지주사 전환이 불발된 점을 고려할 때 일단 현대그린푸드 중심으로 계열사 재배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모두 현대홈쇼핑 지분에 대한 구체적인 해소 계획은 검토 중에 있다"면서 "추가 지분 취득, 보유 주식 전부 처분 등을 고려할 수 있으나 아직 실행 시기와 방법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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