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경찰이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테라폼랩스 관련 조사가 시작됐다"며 "권 대표는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앞서 권 대표는 지난해 5월까지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물렀다. 이어 여권이 무효화되기 전인 지난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 공항을 거쳐 세르비아로 도주했다.
현재 권 대표는 우리나라와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 연이어 사기혐의 등으로 피소당한 상태다. 권 대표는 테라 루나 사태로 600억 달러(약 78조원) 규모의 가상화폐를 폭락시킨 피의자로 지목받고 있다. 이에 인터폴은 우리나라 검찰의 요청으로 지난해 9월 적색 수배령을 발령했다. 수사 당국은 이달 초 권 대표의 세르비아 행적이 확인되자, 세르비아 당국과 접촉해 권 대표 체포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르비아는 한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이다.
미국 규제당국도 권 대표를 기소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달 권 대표와 회사를 미 연방 증권거래법상 사기 및 미등록 증권 판매 등의 혐의로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 기소했다. SEC는 권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를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에 보관해왔으며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5월부터 이 자금을 한 스위스 은행 계좌에 조금씩 옮겼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지난달 스위스 은행에서 비트코인 1300억원 가량을 현금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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