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투자한 기업 중 시가총액 대비 보유지분율이 높은 종목들을 살펴본 결과 순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순매도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거래소와 국민연금 등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보유 중인 종목 45개(2021년 말 기준)에 대한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살펴본 결과 국민연금이 포함된 ‘연기금 등’은 총 1847억1100만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도한 종목 수는 45개 중 57.77%인 26개로 매도 금액만 따지면 5271억1700만원이었다. 반면 순매수 종목은 19개 3424억600만원이었다.
순매도 상위 종목별로 보면 연기금 등은 KT 주식을 1669억900만원어치 순매도해 가장 많이 팔았고 CJ제일제당이 1287억3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LS ELECTRIC(-362억6600만원), 제일기획(-359억6200만원), 두산(-245억800만원), LIG넥스원(-186억5000만원), 유한양행(-164억6500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45억700만원), BNK금융지주(-134억1800만원), 현대해상(-126억4800만원) 순이었다.
이와 별개로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중 가장 큰 투자비중(22%)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연초 이후 2572억2600만원어치 순매도한 상태다.
반대로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는 삼성전기로 1200억6700만원어치 순매수했고 다음으로 이마트(366억6300만원), LG이노텍(314억1100만원), KCC(288억9400만원), 키움증권(222억4700만원), 신세계(164억7200만원), 한국금융지주(155억1500만원), 만도(139억6700만원), 삼성증권(125억4100만원), 한세실업(938억600만원) 등이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주식 비중을 늘리고 줄이는 것에 대해 큰 의미는 없다”면서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 부진으로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만큼 일부 부진한 종목들에 대해서는 현금화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의 연간 수익률은 -8.22%, 평가손실금은 79조6000억원(잠정 집계)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투자운용 수익률 -8.22%는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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