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연합뉴스]
美CPI 6%·SVB사태에...수그러든 '긴축 공포'
미국 노동부가 14일(현지시간) 내놓은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둔화, 2021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공개된 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25bp(bp=0.01%)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지난 10일 발생한 SVB의 파산 사태 여파로 시장에서는 연준이 '빅스텝(기준금리 50bp 인상)'이 아닌 '베이비스텝(기준금리 25bp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상황이었다.
이에 우리 금융 시장은 일단 한숨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긴축 강도가 약화될 경우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압력에서 자유로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다만 채권시장에선 '3월 금리 동결론'이 급격하게 힘을 잃으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채권 가격은 떨어지게 된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은 전 거래일보다 0.092%포인트(p) 상승한 연 3.473%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 2년물과 5년물은 전일 대비 각각 0.098%p, 0.080%p 올라 연 3.523%, 연 3.424%를 기록했다.
국고채 10년물은 0.081%p 오른 연 3.418%에, 국채 20년물은 0.071%p 상승한 연 3.376%에 마감했다.
국채 30년물과 50년물은 전일보다 각각 0.070%p 0.069%p 올라 연 3.351%와 연 3.280%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선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해 SVB 사태로 국채 금리가 최근 하락세를 보인 데 따른 움직임이라면서 앞으로 긴축이 완화될 경우 채권 금리가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국채 3년물 금리는 하루 만에 27bp 급락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한숨 돌린 한은...다음달 금리 동결하나
미국의 긴축 공포가 수그러들면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부담을 덜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미국(4.50~4.75%)보다 1.2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만약 연준이 이달 '빅스텝'에 나서면 금리차는 1.75%포인트까지 벌어지는 상황이었다. 물론 베이비스텝의 경우에도 금리 격차(1.5%포인트)는 22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한은의 금리 연속 동결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한은이 전날 공개한 2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1년 반에 걸쳐 기준금리를 3%p 인상한 만큼, 현 단계에서 (금리 인상으로) 얻을 수 있는 추가 편익은 매우 작거나 불확실하다"면서 "그보다 경제 회복력을 과도하게 위축시키거나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를 높일 가능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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