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정부가 제안한 제3자 배상에 반발해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 추심 소송을 제기했다.
강제징용 확정 판결의 대리인단은 16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승소한 원고 중 생존자 1명과 돌아가신 피해자 1명의 유족이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에 대한 추심금 소송을 15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씨(94)와 고인이 된 다른 피해자 1명의 유족 6명이다. 피해자들은 미쓰비시중공업의 손자회사인 한국 내 법인 '엠에이치파워시스템즈코리아'(이하 엠에이치파워)의 자산을 추심하게 해달라고 청구했다.
이들은 2018년 11월 대법원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다. 대법원은 같은해 10월 이춘식씨(99) 등이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승소로 확정한 데 이어 11월엔 다른 피해자들이 낸 2건의 소송도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
대리인단은 미쓰비시중공업이 가진 국내 법인에 대한 금전 채권에 대한 소송인 만큼 채권 회수가 곧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주식이나 특허권은 현금화나 경매 절차가 필요하지만 1심 판결에서 원고 승소 후 가집행 판결까지 나오면 곧바로 채권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리인단은 한국 기업의 재원으로 이뤄지는 제3자 변제안을 거부하는 피해자들은 그들의 의사에 따라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을 신속하게 현금화해 피해자가 원하는 방식의 배상을 받게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소송은 그 노력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확정받은 이후에도 미쓰비시중공업이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자 국내 재산을 압류하고 추심하기 위해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양씨와 김성주씨(92)는 미쓰비시중공업이 보유한 한국 내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에 대한 법원의 압류 명령을 받아냈고, 5억여원 상당의 특허권·상표권 매각 결정도 받았다. 그러나 미쓰비시중공업이 매각 불복 명령에 불복해 항고하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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