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사단법인 한국치매협회(대표 우종인)가 장애인등록신청 대상에서 '노인성 치매'를 제외한 복지부 고시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지난 13일 청구했다. 대리인은 사단법인 두리 대표를 맡고 있는 이현곤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가 맡았다.
장애인등록신청 대상서 '노인성 치매' 제외…"평등권 침해"
복지부 고시 2022-167호는 '정신장애의 정도 판정기준'을 정하면서 '선천적인 지능저하의 경우 지적장애로 판정하며 뇌손상, 뇌질환으로 성인이 된 후 지능저하가 온 경우에도 지적장애에 준한 판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노인성 치매는 제외한다'는 단서를 두고 있다.협회와 이 변호사는 노인성 치매를 제외하는 단서 조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봤다. 치매로 인해 상당한 수준의 지능 저하를 겪은 자는 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는 점에서 다른 원인으로 인한 지적장애인과 본질적으로 동일한데, 단순히 노인성 치매만 장애인등록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는 것이다.
협회 측은 현재의 복지부 고시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행복추구권 등 사회적 기본권도 보장받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시에 따라 지적장애를 인정받게 되면 국가가 보장하는 여러 복지 혜택과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지능저하의 원인이 노인성 치매라는 이유만으로 이 같은 혜택에서 배제됐다는 취지다.
'복지 사각지대' 노인성 치매, 국가 지원 받게 되나
의학 발달로 기대 수명이 증가하면서 노인성 치매 환자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헌법소원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성 치매 환자들이 지적장애인으로 인정받고 국가로부터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이 변호사는 "장애의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장애인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장애가 있다'는 현 상태를 보고 장애를 결정하고 있다"며 "그런데 지능저하라는 결과는 같은데 '노인성 치매'라는 원인만 다르다고 장애인등록신청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해 헌법소원을 청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치매의 발생 빈도가 높아 이를 장애로 인정하게 되면 국가적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쉽게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세계적으로 치매는 장애보다는 노화로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고 노인성 치매 환자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것까지 장애로 인정해주게 되면 비용 감당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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