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지수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코스피뿐만 아니라 벤치마킹 대상인 나스닥 상승률도 뛰어넘었다. 연초 이후 주식시장을 이끈 2차전지, 인공지능(AI), 로봇업종이 포진해 있어서다. 성장주 위주로 재편된 코스닥시장은 긴축 장기화 우려 속에도 테마주 열풍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12.94%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9.24% 올랐고, 코스피는 4.27% 상승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코스닥시장은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을 벤치마킹했다. 그러나 나스닥 상승률에 늘 뒤처져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연초 이후 주식시장을 견인한 테마인 2차전지, AI, 로봇업종이 코스닥지수를 밀어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반도체, 스마트폰 관련 소재·부품·장비 업체가 코스닥을 주도했지만, 전방 시장 둔화로 과거 대비 영향력이 줄었다. 바이오 업종은 한때 코스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바이오는 기술 수출, 대형 바이오텍 신규 상장 등에 힘입어 코스닥 내 비중이 한때 20%에 달했던 업종이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134.27% 급등했다. 코스닥 상승률 3위다. 지난해 연말 10만원대였던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벌써 40만원대로 훌쩍 뛰어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지켜온 시총 1위 자리도 차지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시총은 20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코스닥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를 웃돌고 있다. 시총 2위인 에코프로는 314.77% 올랐다. 10만원도 못 미쳤던 이 회사의 주가는 20만원을 넘겨 코스닥 시총 2위에 안착했다. 엘앤에프는 올해 42.65% 올랐다.
또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올해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은 340.22%가 오른 코난테크놀로지다. 주식시장을 휩쓴 챗GPT 테마에 AI 관련 수혜주로 묶여 주가가 3배 넘게 올랐다. 이밖에 셀바스AI(317.04%), 레인보우로보틱스(229.81%), 브리지텍(214.81%), 오픈엣지테크놀로지(182.31%) 등 AI, 로봇 테마에 올라타며 세 자릿수 수익률을 낸 종목이 적지 않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코스피 대형 종목의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고 다음 주도주로 헬스케어·바이오의 상승이 기대된다는 점에서다.
신한투자증권은 시장 상승을 이끈 2차전지주의 상승세가 끝난 이후 소외 헬스케어·바이오, 신재생에너지 업종이라고 꼽았다. 삼성증권도 코스닥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성장주 대안으로 바이오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바이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반사 이익을 받은 기업들의 매출 감소와 경쟁 심화 우려, 여기에 일부 신약 기업들의 임상 실패 등으로 장기간 주가가 소외됐다"며 "하지만 코스닥 시총 상위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투자포인트는 긍정적 요소들이 다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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