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딜레마에 직면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발 금융 시스템 붕괴 위기가 커진 가운데 인플레이션 억제와 시스템 안정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졌다. ECB가 오늘 밤 10시 15분(한국시간) 3월 금리결정회의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중론이었으나, CS 위기 돌출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배런스 등 외신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시장이 ECB의 금리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사우디국립은행이 CS에 추가로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스위스 증시에서 CS 주가는 24% 넘게 곤두박질쳤다. 결국 규제 당국이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원)에 달하는 긴급 수혈에 나섰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CS 사태에 따라 ECB가 금리 인상 폭을 줄일 것이라는 견해와 빅스텝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견해가 부딪힌다. 현재 ECB의 기준금리는 3.0%로, 빅스텝 단행시 3.5%가 된다.
ING 글로벌 시장 책임자인 크리스 터너는 "50bp 인상 가능성이 줄었다"며 "유럽 은행의 압박이 금리 인상 조정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토르 콘스탄시오 전 ECB 부총재는 "중앙은행은 시장의 징후와 다가오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그들은 인상 속도를 완화해야 한다. 25bp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50bp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밴다 리서치의 비얄 파텔은 “어려운 결정"이라면서도 "거시경제가 기준금리를 (기존대로) 올리라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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