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지수 구성의 함정 ②자유소비재] KRX 300 자유소비재, 현대자동차그룹 출자고리 계열사에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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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3-03-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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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수 13% 오르는 동안 현대차그룹주가 견인

  • 자유소비재에 자동차·부품 기업 맞는지 의구심

  • 코스닥 150과 KRX 300 자유소비재 구성도 달라

  • 결국 현대차그룹주가 명운 가르는 기이한 구조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자유소비재 섹터 투자에도 혼선이 생기고 있다. KRX 지수의 자유소비재 섹터 편입 비율이 시장 상황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 소비재 시장도 영향을 받았지만, KRX 300 자유소비재 지수는 올해 초 대비 13% 이상 상승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의 편입 비중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면서 발생한 상황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같은 시기 강원랜드 같은 주식은 –2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유소비재 지수는 올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300 자유소비재 지수는 올 1월 2일 1223.91였는데 이날 1386.40을 기록하며 162.49포인트(13.28%)나 올랐다. 이는 한국거래소에서 산출하는 28개 KRX 지수 가운데 6위를 차지하는 수준이며, 같은 기간 코스피가 2236.40에서 2379.72포인트로 143.32포인트(6.41%) 상승한 것과 비교해도 자유소비재 기업들의 상승폭이 2배 이상이었다. 
 

KRX300자유소비재 종합정보[자료=한국거래소]

자동차 및 부품 업종, 자유소비재 섹터 인정 시 코스피와 코스닥 형평성 문제 발생
자유소비재 섹터는 LG전자, F&F, 강원랜드, 호텔신라, 신세계, 하나투어, 메가스터디교육 등을 포함하는 37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섹터에서 시가총액이 높은 상위 3개 기업은 각각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이다. 세 회사의 유동시가총액이 전체 섹터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놓인 기업들이 자유소비재 지수의 주요 구성요소로 해석할 수 있다.
 
자유소비재 섹터는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소비하는 상품들을 생산하는 회사들로 구성된다. 음식, 음료, 화장품, 생활용품, 의류 등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이 연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의 GICS 산업분류에 따르면, 국내 자유소비재 섹터에 포함되는 업종은 △자동차 및 부품 △내구소지배 및 의류 △소비자서비스 △소매 등이다.
 
자동차 및 부품 업종을 자유소비재로 분류한다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공정성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코스닥 150 자유소비재 지수가 KRX 300 자유소비재 지수와 같이 코스닥 시장에서 자유소비재 산업을 대표하는 지수이기 때문이다. 엘앤에프는 코스닥 시총 4위 기업으로 자동차 부품 및 모듈 생산 전문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코스닥 150 자유소비재 지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자유소비재 수익률, 자동차 포함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져
자유소비재를 편입하는 섹터 상장지수펀드(ETF) 내에서도 현대차자동차그룹 회사를 포함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졌다. 현재 증시에 상장된 자유소비재 ETF로는 △KBSTAR 200경기소비재 △KODEX 경기소비재 △TIGER 200 경기소비재 등이 있다. KBSTAR 200경기소비재와 TIGER 200 경기소비재 내에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를 주요 종목으로 포함시켰지만, KODEX 경기소비재는 현대자동차그룹 회사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KODEX 경시소비재가 올초 대비 2.87% 올랐을 때, KBSTAR 200경기소비재와 TIGER 200 경기소비재는 각각 10.04%, 9.02% 상승률을 기록했다.
 
KRX 300 자유소비재 지수의 상승세를 보고 대표적인 소비재 업종을 매수할 경우 기대 수익은커녕 투자 피해를 볼 수 있다. 주가의 방향성을 정확하게 가이드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 KRX 300 자유소비재 지수가 13%가량 오를 동안 강원랜드, 호텔신라, 신세계 등은 각각 –21.85%, -12.76%, -5.68%의 마이너스 수익률에 그쳤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KRX 산업지수 논란에 대해 "글로벌산업분류(GICS)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증시 전용 산업분류체계다"며 "기업의 실질적인 매출과 순이익 등을 분석하여 기업을 분류하고 있다. 해당 체계를 이용한 산업분류 결과는 실제 시장에서 알려진 업종과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특히, 소비재 업종은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여 동일한 섹터 내에서라도 업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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