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의 총재 정명석씨(78)의 여신도 준강간 혐의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이 잇따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17일 법무법인 윈에 따르면 이날 대전지법 제12형사부(나상훈 부장판사)에 변호인 지정 철회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종오 법무법인 윈 변호사는 "법무법인 광장과는 당초부터 변론 방향이 달랐는데, 광장이 사임한 상황에서 제가 재판을 주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피고인의 성폭행 사실관계에 대해 저는 알 수 없고, 법리적인 주장만 담당해 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씨의 또 다른 변호인인 강재규 변호사도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의 범행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방영 이후 악화한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정씨 측에서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가능하면 정씨의 1심 구속 만기(다음달 27일)가 되기 전 선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지난 7일 열린 정씨에 대한 4차 공판에서 "피고인의 '특수성'이 있어 석방을 고려하기 어렵다"며 "집중심리를 통해 이달 중으로 변호인 측이 신청한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끝내고 구속 기간 내에 선고까지 마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씨 변호인 측이 요청한 22명의 증인도 모두 채택하기는 어렵다면서, "변호인 측이 신청한 증인이 너무 많고 내용상 전부 다룰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진술서로 대체할 것을 요구했다.
오는 21일에는 정씨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홍콩 국적 여신도 A씨(28)를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2018년 7월부터 그해 말까지 5차례에 걸쳐 금산 수련원에서 호주 국적 C씨(30)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정씨는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신도들을 세뇌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정씨 측은 피해자들은 성적으로 세뇌되거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으며, 자신은 '신이 아니고 사람'임을 분명히 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서 정씨는 신도 성폭행 등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