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반도체팜 구축에 네이버·KT·NHN 원팀 참여..."경쟁 대신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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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03-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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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라우드·AI 반도체 2곳 이상 강제한 정부 정책에 모든 사업자 하나로 뭉쳐

  • 고착화된 협력 관계 깨뜨리려는 의도는 좋은데...경쟁 없어지는 부작용 우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초기 수요를 견인하기 위한 'K-클라우드 프로젝트' 사업에 네이버·KT·NHN클라우드 등 국내 클라우드 3사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다. 사피온·퓨리오사AI·리벨리온 등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들도 컨소시엄에 함께하기로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3사와 AI 반도체 3사는 컨소시엄을 꾸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K-클라우드 프로젝트 가운데 이날 접수를 마감하는 'AI 반도체팜 구축 및 실증' 사업과 'AI 반도체 시험 검증 환경 조성' 사업에 참여했다. 당초 참여가 예상됐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고성능 컴퓨터 사업 등 다른 K-클라우드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위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두 사업은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대신 국산 AI 반도체로 구성된 총연산용량 10페타플롭스(PF) 이상인 AI 반도체팜을 구축하고, 팜에서 초거대 AI를 포함해 안전·보건·교육·국방 등 다양한 분야 AI 서비스를 실제 운영함으로써 국산 AI 반도체가 글로벌 기업에 뒤떨어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하는 대형 공공사업이다.

전자는 민간 기업 데이터센터에 팜을 꾸린 후 민간용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후자는 광주 첨단 AI 집적단지에 팜을 구축하고 디지털플랫폼 정부에 도입할 공공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업계에선 여러 클라우드·AI 반도체 기업이 컨소시엄을 꾸려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참여 자격이 있는 모든 기업이 하나로 뭉치는 이변이 벌어진 것에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변이 벌어진 가장 큰 이유로는 과기정통부가 다양한 기업에 실증 기회를 주고 특혜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2개 이상 클라우드 기업과 AI 반도체 기업이 컨소시엄을 꾸리도록 강제한 것이 꼽힌다.

과기정통부는 'NHN클라우드-사피온' 'KT클라우드-리벨리온' '네이버클라우드-퓨리오사AI'로 굳어진 협력 관계를 깨뜨리고 업체 간 다양한 협력 관계를 유도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 공고에 AI 반도체 업계에선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AI 반도체는 표준 규격이 정해진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회사마다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섞어서 쓰는 것이 애당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별 서비스에 맞는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필요해 클라우드 업체와 긴밀한 협력도 요구된다. 실제로 현재 AI 반도체 업계 선두 주자인 구글과 삼바노바도 자사 AI 반도체를 외부에 판매하지 않고 클라우드를 통해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업체들은 결국 사전에 AI 반도체 공급과 팜 구축 비율을 조율하고 컨소시엄 주관 사업자를 달리하는 형태로 두 개 사업을 수주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사업을 수주하고 데이터센터에 칸막이를 친 뒤 각자 팜을 구축해 운영하려는 전략이다. 개별 클라우드·AI 반도체 업체가 어느 정도 규모로 팜을 구축할지는 대외비에 부쳐졌다. 

다만 과기정통부와 사업을 주관하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이렇게 모든 업체가 하나로 뭉치는 컨소시엄을 용인할지는 미지수다. 공공 사업에서 필수인 업체 간 경쟁이 없어지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사업 선정 결과는 3월 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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