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에드먼스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가 기업들이 폴리크라이시스(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목적(Purpose)에 집중하고 △직원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드먼스 교수는 2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태평양금융포럼(APFF)’에서 “기업들이 특정한 ‘목적’을 갖고 행동한다면 위기 속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드먼스 교수는 이날 ‘복합위기 속에서 성공하기(Succeeding in the Polycrisis)’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기업에 있어 목적은 곧 ‘존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ESG(환경·사회·투명경영) 전문가이기도 한 에드먼스 교수는 ‘파이코노믹스(Pieconomics)’ 개념을 학계에 소개하기도 했다. 그의 저서 <ESG 파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기업은 본업에 충실한 ESG를 통해 사회적 가치와 이윤을 동시에 창출할 수 있다.
에드먼스 교수는 강연에서도 영국계 이동통신업체 보다폰(Vodafone)이 영국 국제개발부와 협력해 케냐에서 출시한 엠페사(M-Pesa)를 제시했다. 보다폰과 영국 국제개발부는 케냐 사람들이 휴대전화 통화 시간을 화폐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엠페사를 출시했다.
그는 “보다폰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자 했다면 영국에 집중했겠지만 자사가 활용한 기술을 활용해 사회 전체에 봉사하겠다는 목적이 강조됐다”며 “궁극적으로 이런 혁신은 수익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지나면서 기업이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사례도 소개됐다.
에드먼스 교수는 “네이버·카카오는 기술력을 활용해 ‘방역패스’ 시스템을 개발·구축했고 삼성전자는 공정관리 역량을 활용해 마스크·진단키트 생산량 증가를 도왔다”며 “이 기업들은 그들의 역량을 활용해 할 수 있는 것이 뭔지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기업이 ESG 차원에서 자선사업에 기부하지만 대부분 기업 전문성과는 관련이 없다”며 “반면, 예를 들어 LG전자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로봇 전문성을 활용해 소독 서비스(클로이 UV-C봇)를 출시하는 등 내재된 전문성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특정 사안에 대해 금전적인 도움에 지나지 않는 기부보다 기업이 보유한 전문성을 활용해 지원하는 게 사회적 가치를 창출함과 동시에 이윤 창출과 기업가치 상승까지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드먼스 교수는 기업의 ‘성공 방정식’으로 목적에 집중하고, 직원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목적이라는 것은 의도와 명확한 의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업이 왜 존재하는지, 누구를 위해 기업활동을 하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폴리크라이시스 시대에는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하므로 직원의 역량 강화에 신경을 쓰고 그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며 “또한 변동성·불확실성이 강해지면서 하나의 기업이 자체적으로 큰 이슈를 다루기 어렵다는 점에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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