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개인회사에 일감 몰아줬나⋯조광피혁 세무조사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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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태기원 기자
입력 2023-04-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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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광, 수년간 조광피혁과 임가공거래⋯부당성 여부 쟁점

조광피혁 홈페이지 캡쳐

모피·가죽 제조업체 ㈜조광피혁이 국세청으로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관련 업계는 그간 제기돼 온 이연석 대표의 ㈜조광을 이용한 사익편취 의혹 등이 이번 조사의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3일 동종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달 초부터 현재까지 조광피혁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광피혁 세무조사는 기업이 일정 주기로 받는 정기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다. 특별 세무조사는 보통 오너일가의 비자금 조성 및 탈루 혐의와 연관성이 짙으며, 그만큼 강도가 높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세청의 조광피혁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단연 주목받는 곳은 ㈜조광이다. 지난 수년간 조광피혁과 납품업체 사이에서 특별한 역할 없이 마진을 남겨왔다는 의혹이 지속해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조광은 이연석 조광피혁 대표가 2014년 12월 설립한 업체로, 이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실질 경영을 해온 개인회사다. 주요 사업으로는 피혁 제조, 가공 및 피혁 원단 판매 등을 하고 있으며, 조광피혁 청주 공장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조광을 향한 일감몰아주기 의혹은 조광피혁 2대 주주인 박영옥 스마트인컴 회장과 조광피혁 간 법정 공방을 통해 번졌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농부’로 잘 알려진 박 회장은 조광피혁 지분 12.29%(2022년 6월 현재)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 대표의 차명주식을 이용해 숨겨놨던 지분이 공개되기 전까진 1대 주주였다.
 
박 회장은 조광피혁이 조광에 임가공 용역 일감 몰아주기를 했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2020년 12월 청주지방법원에 조광피혁 검사인 선임을 신청했다. 조광피혁과 조광의 임가공 거래가 정상적이고 적정한 수준으로 이뤄졌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검사인 선임은 소액주주가 회사 업무 집행에 부정행위 또는 법령, 정관에 위반한 중대한 사실이 있다고 의심될 때 청구할 수 있다.
 
박 회장은 또 조광피혁이 2017년 주요 경영진에 대한 퇴직급여로 지출한 23억원 중 22억원가량이 이 대표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지급됐는데, 이러한 집행이 형법상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지 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청주지법은 박 대표의 검사인 선임 청구에 대해 2021년 10월 일부를 인용, 조광피혁과 조광 사이의 거래를 검사인이 살펴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조광피혁은 즉시 항고장을 제출하며 맞섰으나, 대전고등법원은 지난해 12월 항고를 기각하고 박 회장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조광피혁이 조광과 거래하면서 종전보다 임가공비가 절감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통상적인 임가공 노무비 외 수익개선금 및 손실보상금, 제조경비 명목의 자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특히 2015~2021년 사이 연간 재단량 당 임가공비용이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에 조광과의 거래가 조광피혁에 유리한 거래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퇴직금 지급 관련해서는 조광피혁 이사회 결의에 의해 결정된 점 등을 이유로 검사인 선임의 필요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 밖에 박 회장이 지난해 말 조광피혁을 상대로 제기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도 지난달 7일 인용됐다. 이에 따라 박 회장 측은 조광피혁이 2013년부터 작성한 주주명부, 회의록, 주요 회계자료 등을 열람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박 회장 측의 조광피혁 회계장부 열람·등사는 지금까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광피혁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열람·등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 측 관계자는 “조광피혁은 지난달 가처분 인용에 따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며 “당초 신청했던 간접강제 부분이 인용되지 않아 실제적 강제 부분이 없다 보니 이 점을 노리고 열람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광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관련 의혹에 대해 조광피혁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면서 “검사인이 선임돼서 조사하고 있으니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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