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비둘기파(완화)적인 태도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오는 5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발언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역시나 실리콘밸리은행(SVB)발로 인한 ‘금융불안’이었다. 당분간 금융불안이 계속되면서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의 머니무브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3일 “파월의 발언은 전반적으로 비둘기파적인 모습이었다”며 “점도표 상으로는 한 차례(0.25%p) 더 인상할 여지는 남겼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마무리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은행 위기 이후 뱅크런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과 신용경색 위험이 커진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신용 위험 증가는 금리인상과 같은 긴축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파월 의장은 톤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은 향후 베이비스텝 실시 이후 종료될 것으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예상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가적인 은행 폐쇄 혹은 금융불안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연준의 신용 경로 파급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오는 5월에는 25bp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목해야 할 연준의 키워드는 역시나 SVB발 ‘금융불안’이었다.
최도연 센터장은 “연준은 최근 발생한 은행권 사태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금융불안에서 나타날 ‘신용 경로 타이트닝’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관한 우려 등은 미국발 경기 둔화를 예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파월 의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SVB발 사태 이후 은행의 대출 기준 강화와 이로 인한 금융권 악화를 언급했다”며 “이에 따라 올 2분기 이후 미국의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추가 금리인상 우려는 경감됐지만, 은행 규제 강화 및 사안별 구제 시사로 은행 대출과 기업 투자는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은행권 불안을 계기로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면서 경기는 연착륙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추가적인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위기 등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을 둘러싼 키워드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에는 노랜딩(무착륙)을 점쳤으나, 이번 은행권 사태 등을 계기로 소프트 랜딩(연착륙) 가능성도 보인다”고 답했다. 서철수 센터장도 “이번 금융권 사태로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면서 “해당 원인은 급격한 긴축 조치 때문인 만큼, 향후 정책적인 대응으로 경기가 나아질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주식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5~6월)를 기점으로 계단식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리서치 센터장들은 예상했다.
윤석모 센터장은 “불확실성을 상정해도 2300선 하방 지지력은 높다”며 “2분기 한국 수출과 기업 실적은 바닥을 지나,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시기를 기점으로 상승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향후 3개월(3~5월) 동안은 저점 형성을 거칠 것”이라면서도 “2분기 후반부터는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철수 센터장은 “매크로 변동성에 덜 예민하며 구조적·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업종을 추천한다”며 “금리 안정에 따라 성장주와 기술주의 선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그중에서도 실적이 뒷받침 되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준의 베이비스텝과 별개로 금융불안이 지속될 시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의 머니무브는 계속될 것으로 리서치센터장들은 보고 있다.
윤석모 센터장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SVB발 금융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안전자산으로의 이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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