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이어 주요 주주 반발...윤경림 사의에 KT 사외이사 부결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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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03-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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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여당 이어 국민연금·현대차도 반대 의견...경영 정상화 부담

  • 외국인 투자자 지지로 주총 표 대결 이길 가능성 높지만..."상처뿐인 승리" 가능성

  • 윤 내정자 사퇴하면 사외이사 재선임도 부결 가능성 커...차기 대표 물색 변수

[사진=아주경제DB]

통신 업계에선 윤경림 KT 차기 대표 내정자가 사의를 표명한 결정적인 이유로 정부·여권과 주요 주주들의 반발을 꼽았다. 주총 표 대결에 승리해 대표로 내정되더라도 정부 규제와 주주 반발 등으로 정상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내정자 사의 표명으로 강충구·여은정·표현명 KT 사외이사 재선임 여부가 불분명해짐에 따라 차기 대표 인선은 KT 이사회 대신 새로 꾸려지는 대표 인선자문단 주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윤 내정자의 대표 선임에 반대하는 뜻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지난 2일 국회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윤 내정자를 (연임이 무산된) "구현모 KT 대표의 아바타"라며 "내부 특정인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내부 특정인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이사를 포함한 KT 사외이사진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대통령실도 "투명한 거버넌스를 확보하지 못하면 조직 내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나고 그 손해는 국민이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 내정자는 이러한 정부·여당의 부정적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대표 선임과 이사회 구성 문제를 점검하는 지배구조개선TF를 발족하고,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인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KT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임 고문이 영입 이틀 만에 사퇴하면서 정부·여당과 소원한 관계인 것만 명확히 했다.

여기에 KT 1·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현대자동차도 윤 내정자에 반대하는 뜻을 드러낸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KT 차기 대표 선임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주총에서 윤 내정자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것임을 시사했다.

또, 한때 윤 내정자가 근무했던 2대 주주 현대차그룹도 이사회에 대표와 사외이사 선출 같은 주요 이슈가 있을 때 대주주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며 간접적으로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우호 지분으로 분류했던 현대차그룹마저 등을 돌림에 따라 윤 내정자의 고심이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윤 내정자에 찬성할 것을 권고하고, 정부·여당 싱크탱크인 한국ESG기준원(KCGS)도 찬성을 권고함에 따라 실제 주총 표 대결로 가면 43.14%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찬성표로 윤 내정자가 선임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만약 윤 내정자가 주총 전에 사퇴하거나 주총에서 선임이 부결되면 윤 내정자를 추천한 강충구·여은정·표현명 KT 사외이사의 재선임도 주총에서 함께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ISS는 윤 내정자를 찬성한 것과 달리 3명의 사외이사 재선임에는 이사회 재직 중 주주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이 경우 이사회는 김대유·유희열·김용헌 3명의 사외이사로 운영될 전망이다.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 송경민 KT SAT 대표(사장) 등 2명의 사내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건은 윤 내정자가 사퇴할 경우 자동 폐기된다. 이사회가 KT 차기 대표 선임을 위한 기능을 잃고 정부·여당의 뜻에 따라 새로 꾸려지는 대표 인선자문단을 중심으로 차기 대표 물색에 나설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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