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AI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데이터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산업 전반에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IBM이 발표한 '2022년 글로벌 AI 도입 지수(Global AI Adoption Index)'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35%가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42%의 기업들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도입 의사가 있다고 해서 기업이 바로 AI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I 내재화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고도의 기술력과 막대한 선행 투자가 필요하다. 양질의 방대한 데이터 축적,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한 만큼 인력과 자본에 한계가 있는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향후 기업 간 AI 기술력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사정도 비슷하다. 최근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산업 디지털전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전문 인력 부족(54.9%), 자금 부족(37.4%) 등이 AI 도입의 애로사항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많은 기업이 리스크가 큰 자체 AI 기술 개발보다 최신 AI 기술을 클라우드 등을 통해 사용료만 내고 도입할 수 있는 AIaaS에 주목하고 있다.
AIaaS를 활용하면 한 줄의 코드를 작성하지 않아도 기업 데이터만 입력하면 기업 상황에 맞는 AI 모델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AIaaS가 주목받는 첫째 이유는 '구현성'에 있다. AIaaS 이용자는 AI 개발과 서비스를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로부터 AI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API 형태로 전달받을 수 있다.
둘째 이유는 '편의성'이다. 이용자는 클라우드를 통해 AI 개발 도구와 환경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AIaaS가 주목받는 셋째 이유는 '운영효율성'이다. 대부분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용한 만큼 비용(Pay as you go)을 내는 정책을 취하는 만큼 AI 개발에 필요한 방대한 인프라 확보를 위한 대규모 사전투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 방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 AI 모델 학습이 끝나면 유휴자원을 즉시 반납해 비용낭비를 줄일 수 있다.
넷째 이유는 '접근성'이다. 클라우드는 이용자 단말기 대신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별도의 공간을 갖추지 않아도 즉시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나설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이 있기에 미국 IT 매체 벤처비트는 AIaaS를 'AI 민주화의 표상'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일부 빅테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AI 기술이 AIaaS의 등장으로 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변한 것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올해가 기업들이 AIaaS를 도입·활용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FKII)와 한국경영정보학회(KMIS)가 발표한 '2023 디지털 비즈니스 트렌드 전망' 보고서는 AIaaS가 올해 디지털 시장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은 2024년 AIaaS 시장 규모를 116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했다.
현재 AIaaS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기업은 오픈AI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다. 오픈AI의 챗GPT와 GPT-4 기술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애저 오픈AI'가 AIaaS 전략의 핵심이다. 구글도 자사가 개발한 생성 AI 기술을 구글클라우드를 통해 확대 공개했다.
국내에선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AIaaS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AI 팩'은 이미지에서 원하는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 AI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이다. 자연어처리 검색기술을 활용한 AI 추천팩도 상용화했다.
업스테이지는 이러한 자체 AI 기술과 오픈AI의 GPT-4 기술을 연결한 AI 챗봇 '아숙업(AskUp)'도 개발해 카카오톡을 통해 상용화했다. 기존 챗GPT와 GPT-4의 자연어 처리 능력에 이미지 인식 능력과 검색추천 능력을 결합함으로써 AI 챗봇의 업무 활용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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