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게임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이번주 일제히 열린다. 이번 주총에선 임기가 만료되는 게임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재선임될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큰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정우진 NHN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 등 올해 3월 임기가 마무리되는 대표이사들은 대부분 이번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마찬가지로 사내이사 임기가 끝나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역시 이번에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계획이다. 지난 24일 주주총회를 실시한 넥슨게임즈의 경우 박용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업계에선 이들의 재선임이 순탄하게 이뤄질지 관심이 크다.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과 김창한 대표는 나란히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며 크래프톤을 크게 성장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다만 크래프톤 주가가 상장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일부 소액주주들은 네이버 카페 등을 통해 장병규 의장과 김창한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역시 한때 암호화폐 '위믹스'가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는 부침을 겪은 바 있다. 다만 암호화폐 '위믹스'의 성장을 이끈 공이 있는 데다가 최근 코인원 등 국내 원화 거래소 재상장에 성공하면서 반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장 대표는 주주총회 직후 별도로 주주들과의 대화를 통해 현장에 있는 주주들의 질문에 직접 답할 계획이다.
넷마블의 경우 권영식·도기욱 각자대표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다. 두 대표는 그간 집행임원 자격으로 넷마블을 이끌었다. 집행임원의 경우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실제 적용하는 역할에 국한된다. 넷마블은 지난 2016년 기업 투명성 제고와 이사회 감시 기능 강화를 위해 해당 제도를 도입했지만 보다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이번에 집행임원제를 폐지한다. 지난해 10년 만에 연간 영업적자를 내면서 신속한 의사 결정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한 모습이다.
주요 게임사 중에서는 컴투스의 송재준 각자대표가 유일하게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송 대표는 오는 4월부터 컴투스의 글로벌 최고 투자 책임자(GCIO)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투자를 통한 해외 시장 확대와 신규 사업 발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송재준·이주환 각자대표 체제는 이주환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대다수 게임사들이 이사의 보수 한도를 동결하기로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NHN·컴투스·위메이드 등 다수 업체들이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의 보수 한도를 안건에 올렸다.
다만 이 중 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위메이드의 경우 전체 이사 숫자가 늘어나면서 실질적으로 1인당 이사 보수는 축소될 전망이다. 방준혁 의장과 김창한 대표의 경우 지난해 상여금도 일절 받지 않았다. 앞서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100억원대에서 나란히 80억원으로 줄이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했는데, IT업계의 전체적인 불황 속 긴축경영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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