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이 코스피 상승을 기대하며 레버리지 상품에 뛰어들고 있다. 증시 하락 시 2배 수익을 얻는 '곱버스'는 6000억원 넘게 내다 팔았다.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기관과는 정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저점을 통과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KODEX 레버리지를 154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은 TIGER 레버리지도 24억원, TIGER 200선물레버리지도 17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대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는 반대로 순매도했다. 개인은 이달 이른바 '곱버스'로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697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도 22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레버리지 ETF는 주가 상승에 베팅한다. 코스피200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씩 추적하는 ETF다. 지수가 1% 오르면 이 상승률 대비 두 배 상승을 추구한다. 인버스 ETF는 지수 하락 시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특히 곱버스로 불리는 상품은 지수가 내려갈 때 하락률 대비 두 배 수익을 내는 구조다.
코스피 상승을 점치는 분위기 속에서 개인은 코스닥 하락 시 수익을 내는 상품은 사들이고 나섰다. 개인은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874억원,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1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마찬가지로 지수가 상승할 때 수익을 내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KODEX 코스닥150은 각각 1020억원, 12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수익률은 엇갈린다. KODEX 레버리지는 이달 1.08% 하락한 가운데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0.67%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14.78% 오른 반면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6.93% 내렸다.
그럼에도 개인이 코스닥 하락에 베팅하는 건 지수가 올해 급등한 만큼 조정에 들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은 올 들어 19.54% 올랐다. 코스피에 비해 상승률이 월등히 높다. 코스닥150지수는 24.34%나 뛰었다. 올해 주식시장을 달군 2차전지, 로봇, 챗GPT·인공지능(AI) 테마가 지수를 밀어올렸다. 이들 종목 비중이 코스닥시장에서 더 높다.
반면 코스피는 내릴 만큼 내렸다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5.65% 상승했다. 코스피200은 5.30%로 상승률이 더 낮았다. 2220선에 올해 첫 거래일을 마감한 코스피는 지난달 2480선까지 올랐지만 이달 들어선 점차 하락하다가 미국 실로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2400선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1분기 코스피 상장사에 대한 눈높이가 지속적으로 낮아진 점도 증시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업 실적이 바닥을 통과하고 코스피가 저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국내 반도체 업체의 2023년 1분기 이익 전망치는 2조6000억원 적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년 4분기 1조7000억원 적자보다 큰 규모다.
다만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의견도 있는 만큼 레버리지 상품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기초체력), 정책 변화보다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2.72배로 다시 상향됐다"며 "3월 초 반등세를 보였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195에서 189로 하향돼 다시 한번 펀더멘털, 실적 동력은 약화되는 가운데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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