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출범 5년] 인뱅 총자산 11배 뛸 때 연체율도 '껑충'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앞줄 왼쪽 둘째),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앞줄 가운데),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앞줄 왼쪽 넷째)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뱅크 5주년 점프업' 토론회에 참석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은 2017년 출범한 뒤 소비자의 은행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은행권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IT기술을 무기 삼아 인터넷전문은행 3사 총자산 규모는 최초 영업 개시 때보다 11배 뛰었다. 그러나 높아지는 연체율 등 위기관리 능력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와 '메기효과'가 필요한 금융당국으로서는 고심이 깊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뱅크 5주년 점프업' 토론회에 참석한 권미옥 카카오뱅크 매니저는 "카카오뱅크가 세상에 나온 지 7년 됐지만 오늘도 성장하고 있다"면서 "카카오뱅크는 기술 기반으로 고객 관점에서 금융 혁신과 포용을 확대하고 있다. IT가 핵심인 만큼 기존 은행과 다른 IT구조를 설계했고 오픈소스를 통해 절감한 시스템 구축 비용을 소비자 혜택의 양과 질을 높이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금융과 ICT 융합을 통해 금융산업에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금융소비자 편익을 증대하기 위해 등장했다. 케이뱅크가 2017년 4월 최초로 영업을 개시한 이후 카카오뱅크가 같은 해 7월, 토스뱅크가 2021년 10월 영업을 시작했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말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자산 규모(합계 기준)는 총 79조5000억원으로 성장했다. 2017년 말 기준 7조20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1배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2042만명으로 전체 인구 중 약 40%에 달한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각각 820만명, 600만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그간 성과를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고유한 성장 지표들을 내세우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산업 혁신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경제활동인구 중 71%가 사용하는 대중적인 금융서비스라는 점과 함께 40~60대 이용자가 전체 고객 중 43%를 차지할 만큼 모든 연령대에서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는 국내 최초로 완전 비대면 계좌 개설 시대를 열었으며 △우대조건 없는 수신상품 △이자를 현금 대신 음원으로 받는 '뮤직K' 정기예금 상품 출시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출시 등을 내세웠다. 토스뱅크는 임직원 평균 연령 34.6세로 '가장 젊고 역동적인 은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저신용자 포용을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빠르게 외형 성장을 이뤄낸 만큼 건전성 우려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연체율은 2021년 말 0.26%에서 지난해 말 0.63%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시중은행은 지난해 9월 말까지 연체율 0.16%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금융당국 요청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 확대해 취급하고 있지만 빠른 외형 확대와 함께 건전성 악화도 심화하는 형국이다.

금융당국도 건전성 악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서도 "하지만 시장 환경, 경쟁 여건 변화로 자산 성장에 한계가 발생했고 중·저신용 차주 중심으로 연체가 늘며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런 위기를 헤쳐가기 위해선 경쟁 혁신 촉진, 위기 대응 소비자 보호에도 한 치 오류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