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부의장은 28일(현지시간) 시작될 SVB 파산 관련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연준 웹사이트에 선공개한 원고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선적으로 SVB의 파산은 부실 관리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기술업계 및 벤처캐피털 섹터에 집중된 사업 모델을 가진 SVB가 팬데믹 초기 기술업계 붐에 힘입어 막대한 예금을 유치했고, 이를 장기채에 투자해 이익 증대를 꾀했으나 해당 채권들에 대한 금리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부의장은 이어 "SVB는 동시에 부채 리스크 관리에도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SVB가 유치한 예금은 대부분 기술업계 및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예금주이기 때문에 자금 집중도와 변동성이 높은 만큼 뱅크런에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부의장은 "지금까지 드러난 그림들은 SVB의 리스크 관리 및 내부 통제가 은행의 성장 속도에 비해 적절치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SVB는 2021년에 대형·외국계 은행 기구(LFBO)에 가입할 정도로 규모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해 연말부터 올해 2월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유동성, 관리 감독, 경영 문제 등이 감독기관에 의해 적발됐다는 것이다.
감독 체계 정비 필요
바 부의장은 연준의 감독 체계에 대한 정비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미국의 은행 감독 체계는 △대형 기관 감독조정 위원회(LISCC): 글로벌 시스템 내 중요 은행(G-SIB) △LFBO: 자산 규모 1000억 달러 이상 은행 △지역은행 기구(RBO): 자산 규모 100~1000억 달러 은행 △ 커뮤니티은행 기구(CBO): 자산 규모 100억 달러 미만 은행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자산 규모 및 중요성이 높을수록 감독기관의 관리·감독이 강화된다.
하지만 SVB와 같이 단기간 내 규모가 빠르게 성장한 은행들에 대해서는 감독이 미비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부의장은 "우리는 리뷰를 통해서 연준의 감독이 SVB의 빠른 성장 및 취약성들에 대한 연준의 감독이 적절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연준의 감독 프레임워크가 자산 규모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반면 규모가 항상 리스크에 대한 좋은 대용치가 될 수는 없다"며 "특히 은행이 비 전통적인 사업 모델을 갖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부의장은 "SVB의 독특한 특성과 기술 섹터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사건의 전부는 아니다"며 "결국 SVB의 파산은 금리 리스크와 유동성 리스크의 부실 관리로부터 야기된 것이고, 이는 은행업계에서 잘 알려진 리스크이다"고 역설했다.
부의장은 종합적으로 "SVB 파산은 은행 시스템의 건전성을 개선시키기 위한 우리의 업무를 진전시켜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연준이 최근 사태를 교훈 삼아 은행 산업에서의 기술 변화 및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이해를 높여 은행들의 건전성을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의회는 28일~29일 양일 간에 걸쳐 SVB 파산 관련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으로 바 부의장을 비롯해 감독당국과 SVB 관련 주요 인사들의 증언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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