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작년 말 소액대출 취급액은 1조133억8600만원으로, 재작년 말(8989억7500만원)보다 13%가 늘었다. 이는 예년과 확연히 대비되는 기조다. 최근 3년간 해당 수치는 감소(2019년 말 9003억원→2020년 말 8811억원)하거나 제자리걸음(2020년 말 8811억원→2021년 말 8989억원)에 그치는 게 일반적이었다.
여기엔 경기침체와 금리 상승이 겹친 게 복합 작용했다. 이후 서민들의 급전 수요가 크게 늘었다. 소액대출은 300만원 이하의 자금을 단기간 빌리는 것을 뜻한다. 금리가 법정 최고 수준(연 20%)에 육박할 정도로 높지만, 별도의 담보 없이 신청 당일 빌릴 수 있다. 이에 저소득계층,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저신용자 등이 주로 사용해왔다.
저축은행들은 소액대출 취급량이 늘어나는 걸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이 같은 특성상 연체 부담이 다른 상품들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말 소액대출 연체액은 657억3100만원으로 전체 중 7%에 육박할 정도로 높았다.
현재까지는 생계비대출의 흥행이 소액대출 급증세를 잠재울 동력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해당 수요에 대한 공급처가 분산된 만큼, 그에 비례하게 취급액도 줄어들 거란 뜻이다. 이 경우, 저축은행의 건전성 개선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반대로 양 대출의 동반 상승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생계비대출을 모두 소진한 취약계층이 급격하게 소액대출로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소액대출 연체 수치를 통해 향후 ‘생계비대출’의 연체 흐름도 대략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정책금융’이란 특성을 고려하면, 연체율이 더 크게 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제도를 악용해 대출금을 일부러 갚지 않는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입장에선) 생계비대출로 인해 소액대출 취급량이 줄어든다면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흐름”이라며 “다만 향후 어떠한 형태로 영향을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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