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가 한·미 연합훈련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주로 대외용 선전매체를 통해 대미·대남 비방을 일삼던 북한이 관영 매체에서 ‘원수’ ‘무자비한 징벌’ 등 노골적인 어휘까지 동원해 비난한 것은 드문 일이다.
여기에 매체는 ‘대남 대결전’이라는 표현까지 새롭게 등장시키며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철천지 원수들에게 세기와 세대를 이어 천백배로 다져온 영웅 조선의 절대적힘, 불패의 자위의 맛이 어떤것인가를 똑똑히 보여주자는 목소리들이 끊임없이 울려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문은 “원수들을 절대로 용서치 않고 무자비하게 징벌하리라”고 위협했다.
신문은 “미제와 주구들의 무모한 전쟁 광증, 그것은 명백히 자멸의 선택”이라며 “감히 우리를 겨냥한 불장난질에 여념이 없는 원수들이 틀고 앉은 남쪽땅을 바라보는 인민의 눈빛이 무섭게 서리발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제가 무력을 끌고 오면 끌고 올수록 그에 맞받아치는 우리 공화국의 전략전술적공세와 힘은 그만큼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공개한 전술핵탄두에 대해서는 “우리 인민들이 크나큰 흥분 속에 받아안았다”며 “우리가 걸어온 자위적 국방력 강화의 길이 천만번 옳았다”고 자찬했다.
아울러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주요 관영매체 보도를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대남 대결전이라는 표현이 부쩍 자주 사용되기 시작했다.
남측을 적으로 규정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청년 140만여명의 인민군 입대·복대를 탄원(자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새세대들은 (중략) 반미, 대남대결전의 세기적 승리를 기어이 안아올 각오에 충만돼 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도 23일 청년집회 및 전시가요 대열합창행진 개최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조선청년의 영웅적기상으로 반미, 대남대결전에서 세기적 승리를 떨치자”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북한 매체에서는 ‘반미 대결전’이라는 표현이 종종 등장했지만, 대남 대결전 표현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남 대결전 표현은 최근 한·미 연합연습에 반발해 북한이 연일 핵무력을 과시하면서 ‘강대강’ 상황이 이어지는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달 들어 탄도미사일 5회,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비롯한 순항미사일 2회, 여기에 수중 핵드론 ‘해일’까지 동원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도발을 감행했다.
전날에는 남측을 겨냥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에 탑재할 전술핵탄두 ‘화산31’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핵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편, 한·미는 지난 13∼23일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합연습을 진행했으며, 지난 20일부터 대규모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을 시행 중이다.
또 전날에는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알려진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가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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