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미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배상과 관련 발언에 대해 대법원 판결에 위배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오전 10시30분 정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배상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들을 쏟아냈다.
정 후보자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윤 대통령이 제3자 변제 정당성의 근거로 대법 판결 때문에 우리와 일본의 관계가 나빠진 듯이 말했는데, 이렇게 판결을 정면으로 위배해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사법부의 판결을 위배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정 후보자는 "찬성·부찬성이 아니라 정부는 당연히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대통령의) 구체적인 발언 뉘앙스를 가지고 위배했다 아니다 단정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제3자 배상이 대법원 판결에 모순되는지 묻자 "판결은 채무자의 책임을 선언한 것이고 변제 실현 과정은 별개의 영역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손해배상 책임 자체는 확정된 것이고, 채무자의 돈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 하는 부분은 집행과 관련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이 대법원 판결의 주문이 제3자 배상과 배치되지 않는지 재차 묻자 그는 "현재 논의되는 방식이 (주문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청문회에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이 표결권을 침해했으나 무효는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헌재 결정에 대해 "소신을 버렸다, 양심을 버렸다, 헌법의 수호자로서 제대로 역할을 못 했다는 비판의 소리가 있다"고 지적하자, 정 후보자는 "양심을 버렸다는 주장에 동의할 순 없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우리가 법리적인 비판을 할 수는 있지만 헌재의 판결은 그 자체로 존중돼야 한다. 그것이 법치주의"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정 연구회 출신 재판관들이 모두 검수완박 법안 선포의 효력을 유지하는 의견을 냈다는 전 의원 지적에 "재판관들이 정치적 지향성이나 가입했던 연구회의 경도된 의사에 따라 재판하셨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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