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이 그간 꾸준히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재 서비스 중인 '에이닷(A.)'의 지속적인 고도화 의지를 나타냈다.
김영준 SKT 에이닷추진단 담당은 2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아주경제 주최로 열린 '2023 초거대 인공지능 포럼'에서 "BERT와 GPT, BART 등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 모델이 개발될 때 3개월에서 6개월 안쪽으로 깃허브에 공개를 하며 따라가고 있었고 GPT3가 나왔을 때도 모델을 만들어 공개를 하기도 했다"라며 "이후 이를 에이닷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KT는 그간 지속적으로 한국어 전용 모델을 개발해 왔다. 2019년 내부 용도로 코버트(Ko-BERT)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 코지피티2(KoGPT2)와 코바트(Ko-BART)를 내놓았다. 그리고 2021년 자체 개발한 한국어 범용 언어모델인 코GLM(Ko-GLM)이 지난해 5월 SKT가 출시한 AI 서비스 '에이닷(A.)'에 탑재됐다. 에이닷은 한국어 GPT3 상용화 서비스로 한국어 거대 언어모델을 일반 소비자용(B2C)으로 최초 상용화한 것이기도 하다.
에이닷은 출시 이후 꾸준히 서비스 업데이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월 사진과 텍스트 등 복합적인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멀티모달' 서비스를 에이닷에 처음 장착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용자가 에이닷에게 질문을 하면 에이닷이 과거 대화 데이터를 토대로 답을 하면서 그에 해당하는 이미지를 함께 보내주는 방식이다. 이처럼 에이닷이 과거 대화 데이터를 기억하는 것은 비슷한 시기 에이닷 내 적용된 '장기기억' 기술 덕분으로, 이용자와 대화했던 내용 중 중요한 정보를 별도 메모리에 저장한 후 이를 후속 대화 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김영준 담당은 "GPT3와 챗GPT에는 '메모리', 즉 대화의 맥락을 기억하는 것이 없다"라며 "에이닷은 꼭 기억해야 할 것, 이를테면 사용자의 취미가 무엇인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등의 정보를 별도로 관리하는 메모리를 두고 이를 초거대 언어 모델(LLM)과 연결해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담당은 멀티모달(사진·영상 등 복합 정보를 처리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초거대 언어 모델과 멀티모달이 결합돼 가고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실제 챗GPT를 만든 오픈AI만 해도 이미 지난 2022년 4월 문장을 입력하면 그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달리2'를 공개했고, 지난 14일에는 멀티모달 기능이 추가된 GPT 모델인 GPT4를 선보였다. 김 담당은 "이미지로 표현되는 것들이 워낙 많다 보니 그 안의 정보들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술이 고도화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에이닷 역시 이러한 멀티모달을 순차적으로 접목하며 기능 고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영준 담당은 "조만간 사람 얼굴을 올리면 아바타를 만들고, 동영상으로 전환해 주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미지를 올리면 이를 해석해서 대화를 하는 기능도 5월 중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담당은 초거대 AI 모델이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웹툰·동영상·출판 등의 영역은 물론 제조업, 금융업, 보험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물론 초거대 AI 모델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는 할루시네이션(거짓된 정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답하는 현상), 편향된 데이터 학습으로 인한 윤리성 문제 등이 잘 해결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에 김 담당은 이러한 문제점들의 해결을 위한 그라운딩(Grounding·AI 모델에 추가적인 정보를 주입해 보다 맥락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과정) 관련 기술과 메모리 능력의 도입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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