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노인이 새벽에 30종 코인 거래?"···FIU, 위법·부당행위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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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3-3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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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 고객은 만 9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에 30종 이상의 암호화폐를 거래했다. 해당 고객은 '트래블룰(코인 이동 시 정보 공유 원칙)'을 피하기 위해 99만원 이하로 거래 금액을 분할해 출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인 A사는 초고령자 등 차명 의심 고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30일 5대 원화마켓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를 대상으로 한 현장검사에서 나온 주요 지적사례를 공개하고 엄중 제재를 예고했다. 앞서 FIU는 지난해 5대 거래소를 대상으로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자금세탁방지 의무 이행에 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FIU는 지난해 두나무, 빗썸코리아, 스트리미, 코빗, 코인원 등 5개 원화마켓 사업자를 대상으로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자금세탁방지 의무 이행에 관한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제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위반 사업자에 대해 기관주의와 과태료 최대 4억9200만원, 임직원에 대한 견책·주의 등을 조치했다.

가상자산 사업자는 고객이 실제 소유자인지 여부가 의심되는 등 자금세탁의 우려가 있을 경우 고객의 신원 정보나 금융거래 목적, 거래자금 원천 등을 확인하는 강화된 고객 확인 절차를 밟아야 할 의무가 있다. 아울러 의심행위에 대해서는 의심거래 보고를 해야 하며, 고객이 정보 확인을 거부하는 경우 거래를 종료해야 한다.

현장검사에서 거래소들은 반복적인 패턴을 보이는 비정상적 거래나 차명 의심거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수사기관으로부터 다단계 불법행위 관련 영장청구를 받은 고객이 암호화폐를 거래하는데도 의심거래 검토 및 보고를 태만히 하는 식이다. 거래소 직원이 배우자 명의 계정으로 자신이 재직하는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매매하는 등 내부통제가 미흡한 모습도 적발됐다.

FIU는 5대 사업자에 대한 검사 후 제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위반 사업자에 대한 기관 주의와 최대 4억9200만원 상당의 과태료, 임직원에 대한 견책, 주의 등 조치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는 3개월 이내 개선할 것을 요구했으며, 향후 개선되지 않을 경우 추가 개선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FIU 관계자는 "이번 검사는 신규 업권의 시장 질서 확립 과정임을 고려해 사업자의 개선 유도에 초점을 뒀고 향후 공개된 주요 위법·부당행위 사례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보다 엄중하게 제재할 예정"이라며 "올해에도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현장검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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