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방역, 고병원성 AI에도 계란값 지켜…美·日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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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 기자
입력 2023-04-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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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금 살처분 2010년 이후 최소…당국 4월 위기단계 하향

안용덕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이 3월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겨울 해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국내 발생 우려가 컸지만 과학 방역 덕에 가금 살처분 규모를 최소화하며 안정적인 계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미국, 일본 등은 대규모 살처분으로 계란 가격이 급등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고병원성 AI 농장 감염이 확인된 지난해 10월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살처분 가금 규모는 632만두로 집계됐다. 역대 가장 많은 살처분을 기록한 2016~2017년 3807만두와 비교해 6분의1 수준이며, 직전인 2021~2022년(730만두)보다는 100만두가 적은 규모다. 

고병원성 AI는 지난 겨울 병원균을 옮기는 철새의 감염 개체수가 크게 늘며 농가의 확산 우려가 컸다. 

미국은 지난해 1월 이후 47개 주의 가금농장에서 805건이 발생해 5800만마리의 가금을 살처분했고 유럽도 지난해 10월 이후 독일, 프랑스 등 24개국에서 603건 발생했다. 일본 역시 지난해 10월 이후 82건이 발생해 역대 최대 발생 건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0월 17일 경북 예천군 소재 종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가금농장에서 71건이 발생했다. 야생조류에서는 가장 이른 시기인 같은해 10월 10일에 검출됐고 역대 2번째로 많은 174건의 항원이 검출되면서 농가 확산 가능성이 높았다. 

중수본은 범부처 차원의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해 선제적인 방역조치로 타 지역·농장으로의 수평전파를 차단하며 확산을 방지했다. 과학 기반의 주기적 위험도 평가를 통해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적기에 조정한 결과, 전 세계적인 살처분 증가 상황 속에서 국내 살처분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계란 가격이 전년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는 데 반해 미국은 84%, 스페인 71%, 일본은 64%나 급등했다. 

당국은 최근 철새의 북상으로 서식 개체수가 크게 줄고 지난달 8일 이후 농장에서 추가 발생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이달 1일부로 위기단계 '심각'에서 '주의'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위험도 증가로 그간 확대 운영한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500m 내 가금 전체 축종'으로 축소하고 농장의 신규 입식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아직 북상하지 않은 철새가 중부지역과 서해안 등에 서식하고 있어 취약 지역에 대한 소독을 지속할 계획이다. 

안용덕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어려운 여건에도 정부, 지자체 및 농가가 노력한 결과, 고병원성 AI 발생과 살처분 가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농장에서는 고병원성 AI가 추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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