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민(Ken Kim·켄 킴) BAT그룹 디자인 총괄은 지난달 28일 온라인 라이브 인터뷰를 통해 “투 톤의 매치는 강렬함과 부드러움, 유연함을 모두 갖췄다. 컬러 조합뿐만 아니라 촉감과 소재 등의 조합을 다각도로 고민해 제품을 디자인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BAT로스만스는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2월 출시한 ‘글로 하이퍼 X2(glo™ Hyper X2)’가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전용 스틱의 담뱃잎 함량을 30% 늘리고 경쟁사 신제품 대비 기기 가격을 최대 60% 수준까지 낮춘 데다 4만원짜리 디바이스라는 가성비를 무기로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지난해 그가 주도한 글로 프로 슬림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2022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해 저력을 입증한 바 있다.
김 총괄은 글로 하이퍼 X2의 사용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고객이 주머니에 제품을 넣는 장면을 수없이 연상했다는 그는 “글로는 360 인덕션 히팅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작돼 사이즈를 최소화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히팅 시스템은 한계가 아닌 강점이라 생각했고, 엔진을 강조하기 위해 배럴링(barreling)이라는 콘셉트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적의 셔터 메커니즘을 구현하기 위해 25도에서 75도까지 모든 가능한 각도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했다”면서 “아이리스 셔터의 꺾쇠도 한손으로 가장 편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수십 가지 모양을 연구했다”고 강조했다.
김 총괄은 글로의 경쟁력에 대한 질문에 ‘진정성과 심플함’을 첫 손에 꼽았다. 그는 “제품 자체에 기교가 많이 들어간다고 해서 더 크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진정성에 심플함을 더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글로가 소비자에게 전하는 디자인 랭귀지”라고 전했다.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에 대해서는 “색상, 재질, 모양 등 디바이스 전반에 걸쳐 대조미를 더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총괄은 “아시아 디자인의 강점은 ‘디테일과 정제’에 있다”며 ‘디자이너’로서의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현재 BAT그룹 디자인팀에서는 한국인 4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김 총괄은 “현재 글로의 대표 기능인 부스트 모드, 아이리스 셔터의 디테일 등 많은 부분들을 사실상 한국인 팀원들이 모두 맡았다”면서 “글로 프로 슬림 디자인의 초기 콘셉트는 한국 팀이 모두 주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글로 하이퍼 X2의 인기 배경에는 BAT그룹의 지속적인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BAT그룹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와 같은 비연소 제품군에 연구개발(R&D) 비용으로 1조9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BAT는 국내 시장에서 비연소 제품으로 패러다임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글로의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1.7%로 지난 2년간 약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BAT는 ‘더 나은 내일(A Better Tomorrow)’이라는 그룹의 비전을 앞세워 2025년까지 뉴 카테고리 부문 매출 50억 파운드(약 8조원)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BAT그룹의 뉴 카테고리 제품 매출은 약 30억 파운드(약 4조8000억원)에 달했다.
김 총괄은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갖는 의미와 소비자의 특성에 대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소비자 트렌드의 벤치마크로 본다”면서 “그래서 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에서 성공한다는 것이 정설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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