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또 뛰는 금리에···은행 신규 연체율 4개월째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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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4-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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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대 은행 연체율, 11월 0.06%·12월 0.07%·1월 0.08%·2월 0.09%

  •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전월비 0.03%↑···빚 못 갚는 차주 늘어나

[사진= 연합뉴스]

금리인상기 속 국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요 은행에서 신규 연체율이 4개월째 올라서고 있다. 1년 반 넘게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자 코로나19 충격 이후 은행에서 대출받은 가계와 기업이 고금리에 허덕이며 제때 대출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금리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의 지난 2월 신규 연체율(가계·기업 평균)은 0.09%로 집계됐다. 전월(0.08%) 대비 0.01%포인트 높아졌다. 신규 연체율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기준 대출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얼마만큼의 새로운 부실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5대 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반년간 0.04%를 유지했다. 8월 이후에는 0.05%로 올라섰고, 같은 해 11월(0.06%)부터 올해 2월(0.09%)까지는 4개월째 오름세를 기록했다. 가계 신규 연체율 평균으로 보면 지난해 1월부터 0.04%를 유지하다가 전체 평균과 같이 8월 0.05%로 올라섰다. 이후 지난해 말에는 0.06%를 기록했다. 올해 1∼2월에는 0.07%를 나타냈다. 기업 신규 연체율 평균도 지난해 1∼8월 0.04∼0.05% 사이에서 등락을 보이다가 하반기 이후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해 지난 1~2월에는 0.10%까지 올라섰다.

상황이 이렇자 이들 은행의 여신 건전성 지표도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 평균은 지난 2월 0.27%를 기록했는데, 전월(0.24%)보다 0.03%포인트 높아졌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은행 총여신 중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상반기 0.22∼0.25% 수준을 오르내리다가 9월 0.21%까지 내렸다. 하지만 다시 반등하기 시작해 2월에는 0.27%까지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금리인상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 지속적인 금리 상승에 따른 누적 효과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정 부분 반영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1년 반 동안 10차례 인상했고, 2021년 8월 당시 0.5%에 불과했던 금리는 현재 3.50%까지 급등했다. 앞서 코로나 충격으로 대출을 낸 가계·기업 차주가 급증했는데, 금리인상 여파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자 한계 상황을 맞은 가계·개인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늘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충격 여파가 일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지난 2020년 4월부터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에 가려진 부실채권은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향후 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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