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오너가 vs KCGI+소액주주연대 경영권 분쟁 돌입…"주가 더 오를 것"
증권가에서 KCGI가 이상목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약 3%)와 연대하면 지분율이 10%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어, 향후 DB하이텍과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일 기준 DB Inc가 DB하이텍을 보유한 지분율은 12.39%에 불과하다. 김준기 창업회장(3.61%), DB생명(0.78%), DB김준기재단(0.62%), 그리고 김준기 창업회장 장녀인 김주원(0.39%) 등 특수관계인까지 모두 합쳐도 최대주주 관련 지분율은 17.85%에 그친다.
지분 경쟁이 본격화되면 DB하이텍 주가는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KCGI가 지분 매입을 밝힌 다음날이던 지난 31일, DB하이텍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DB하이텍1우의 주가는 29.95% 상승한 12만5400원에, DB하이텍 주가는 18.33% 상승한 7만2300원에 장 마감했다. IB업계에서는 DB하이텍의 주가가 오를수록 DB그룹이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DB하이텍의 주가가 낮아질수록 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미룰 수 있는데, 행동주의 펀드의 개입으로 주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DB그룹, DB하이텍 주가 상승에 불편한 시각도…"DB Inc. 지주사 전환 어렵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매년 말을 기준으로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며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 이상(지주비율 50% 요건)인 회사는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한다. 이 경우, 전환 시 2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며, 해당기간 상장사인 자회사의 지분율을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 IB업계에서는 DB그룹 경영진이 DB Inc. 지주회사 요건을 피하기 위해 DB하이텍 주가가 4만원대에 머물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산총액이 5000억원 미만이거나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 미만인 경우에는 지주사 전환을 할 필요가 없게 된다. DB그룹이 2년 이내에 지주회사 전환을 회피할 수 있던 방법이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점에서 DB그룹이 DB하이텍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췄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7월 DB하이텍이 팹리스 부문의 물적 분할을 시도한 일이다. 당시 쪼개기 상장 우려가 제기되며 공시 당일 주가는 15.70% 급락해 4만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9월에는 소액 주주들의 반발과 정부의 물적 분할 규제 움직임으로 물적 분할 작업 검토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3월 7일 DB하이텍은 기습적으로 물적 분할 공시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반대 주주들에게는 4만6480원에 매수 청구권이 부여됐고, DB하이텍은 동시에 자사주 1000억원을 매수했다. 예상과는 달리 자사주 매입 효과로 인해 주가는 전일 대비 17% 상승하면서 주가는 4만원선에서 벗어나게 된다.
DB하이텍 주가 논란과 관련해 DB그룹 홍보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과 물적분할은 당초부터 전혀 다른 사안이다"며 "DB Inc. 의 지주회사 전환 이슈는 작년 말에 사실상 사라졌다"고 해명했다. 그는 "만약 내년에 다시 지주회사 전환 이슈가 발생할 경우 유예기간까지 포한해 약 3년의 시간이 있는만큼 충분히 대처해 나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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