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 "尹, 4·3 참석했으면 서북청년단 시위 막았을 것"

극우단체 겨냥해..."역사 거꾸로 되돌리겠다는 것"

오영훈 제주지사가 지난 3월 제주시 건입동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개관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영훈 제주지사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했다면 일부 극우단체들의 항의 집회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75주년을 맞은 4·3 사건 추념식에 '일정상 이유'로  불참한다고 전했다. 자칭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는 이날 4·3 추념식이 열리는 4·3 평화공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집회 신고를 해둔 상황이다.

오 지사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오늘 참석하셨으면 이런 문제들이 없어졌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오늘 국민의힘 대표나 원내대표 또한 참석하지 않고 있는 점은 이러한 부분에 오히려 그쪽에 보수주의적인 자들의 4·3에 대한 접근이 옳다는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극우 성향 시민단체의 시위 예고에 대해서도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4·3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었음에도 제주도민들은 화해와 상생을 내세웠고 그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 노력해왔다"며 "피해자인 제주도민들 유족들이 가해자인 군과 경찰을 포용하겠다고 얘기했던 것이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이끌어왔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게 또 다른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아주 모범적 케이스로 다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것을 되돌린다는 것은 저는 역사를 되돌리느냐는 의미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오전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는 제주어린이교통공원 입구에서 시위하려다 경찰에 의해 제지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4·3 추념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윤 대통령 대신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