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 주범-피해자 '가상화폐 갈취' 연루된 사이"…추가 공범도 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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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언 기자
입력 2023-04-0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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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출석하는 강남 납치·살인 3인조 [사진=연합뉴스]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이모씨(35)와 피해 여성 A씨가 과거 가상화폐 투자에서 비롯한 형사사건에 함께 연루된 사이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범행 동기 및 사건의 전말을 명확하게 규명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체포된 3인조 이외에 또다른 공범이 범행 준비단계에 가담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월 이씨와 A씨는 한 가상화폐 투자자 B씨를 찾아가 가상화폐를 갈취하려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투자한 가상화폐가 폭락하자 B씨가 시세를 조종했다고 의심해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이씨는 공동공갈 혐의로 최근 검찰에 송치됐고 A씨는 혐의가 미미해 불송치 됐다.

A씨가 가상화폐 발행업체에서 일했다는 점, 같은 가상화폐에 투자해 공갈 사건에 연루됐다는 점 등을 비춰봤을 때 경찰은 이씨가 A씨의 가상화폐 보유 현황이나 재력 등을 평소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관련 내용을 수사 중이다. 이씨는 경찰에 체포된 뒤 A씨와 관계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예비단계에 가담했다가 이탈한 공범도 추가로 밝혀내 살인예비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이 추가로 입건한 20대 B씨는 체포된 피의자 황모씨(36)로부터 "코인을 빼앗아 승용차를 한 대 사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A씨를 미행·감시하며 납치할 시기를 엿보다가 지난달 중순 범행에서 손을 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공범이 더 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이씨와 A씨 간의 연결고리가 발견되면서 사건의 전체 윤곽이 잡히는 듯 하지만 납치 발생부터 대전 유성IC에서 차량이 포착된 7시간 사이 이씨 등의 구체적 행적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씨 등이 정확한 살해 시점과 방법, 금품 갈취 여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6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주택가에서 A씨를 납치한 후 이튿날 오전 6시 전후 살해해 시신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 납치가 일어남과 거의 동시에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사건 당일 11시 53분께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차량은 뜬 상태였다. 경찰은 약 1시간 뒤인 지난달 30일 0시 52분 범죄 차량을 특정했다. 

이어 0시 56분 차량 소유주인 연모씨(30)가 음주운전 벌금을 내지 않은 수배자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차량 수배 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4시간 뒤인 오전 4시 57분에서야 수배차량 검색 시스템(WASS)에 용의 차량번호가 등록됐고, 이후 오전 6시를 넘어 연씨 차량이 대전을 빠져나가는 게 포착됐다.

이와 더불어 이번 사건 관할서장인 백남익 서울 수서경찰서장과 그 상급자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사건 발생 다음 날 오전 7시께야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경찰의 초동조치가 미흡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경찰청 관계자는 "목격자가 차종을 잘못 진술하고 심야인 데다 폐쇄회로(CC)TV 화질도 좋지 않아 차량번호 확인에 시간이 걸렸다"며 "결과적으로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한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 초동대처 자체는 미흡한 점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고가 늦은 건 사실이다"라며 "왜 늦었는지 수사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제3기관을 통해 필요한 개선책·보완책을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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