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윈터'에 실적 감소했지만…두나무·빗썸, 재무구조 대폭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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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3-04-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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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투자심리 위축으로 시장이 얼어붙어 실적이 악화한 가상자산 거래소가 부채 규모를 줄이며 재무구조 개선을 도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립토 윈터’를 보내면서도 건전성을 쌓는데 주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12.3%로 전년(222.6%) 대비 110.3%포인트 축소됐다.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 역시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159.0%에서 53.4%로 105.6%포인트 줄어들었다.

두 기업의 부채비율이 급감한 것은 유동부채가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두나무의 유동부채는 2021년 말 6조9454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638억원으로 1년 사이에 3조8816억원이 줄었다. 같은 기간 빗썸코리아도 유동부채 규모를 1조7478억원에서 6318억원으로 1조1160억원 축소시켰다.

유동부채 규모가 줄어들면서 유동비율도 개선됐다. 같은 기간 두나무와 빗썸코리아의 유동자산은 각각 8조1718억원에서 4조957억원, 2조5020억원에서 1조2708억원 규모로 줄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의 유동비율은 같은 기간 각각 117.7%에서 133.7%, 143.2%에서 201.1%로 개선됐다. 유동자산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지만 유동부채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유동비율 개선이 이뤄진 것이다.

이와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재무구조 개선은 지난해 크립토 윈터를 지내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해 주요국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거래가격이 급락하고, 이에 따라 거래량도 감소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당기순이익도 큰 폭으로 줄었다.

실제로 두나무는 지난해 13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21년 2조2178억원을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94.1% 급감한 실적이다. 빗썸 역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6484억원에서 954억원으로 85.3% 축소됐다.

가상자산 관련 업계에서는 거래소들이 2021년 이례적인 호황을 기반으로 지난해 시장환경 악화에도 내실을 다지는 데 힘쓸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두나무는 2020년 부채비율이 540.2%에 달했지만 2021년 호황기를 지나면서 자본 규모를 키우고 지난해에는 부채 규모를 줄이면서 부채비율을 112.3% 수준까지 낮췄다.

빗썸도 2020년과 대비 지난해 자본 규모가 4270억원에서 1조1825억원으로 177% 늘어나는 동안 부채 규모는 오히려 6803억원에서 6319억원으로 줄었다. 그 만큼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면서 자산 규모를 확대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고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가 체급을 끌어올렸다”며 “2021년이 이례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기준 자산 규모가 2020년보다 크게 늘었고 각종 건전성 지표는 개선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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