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4일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에 따라 중국 내 반도체 생산 우려에 대해 "SK하이닉스 공장의 D램 등의 생산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중국 공장에선 (기술력) 등급이 낮은 제품들로 교체해 생산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이 발표한 반도체지원법 가드레일 조항에 따르면 투자 보조금을 받을 경우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다. 다만, '생산량'이 아닌 '기술 발전(업그레이드)'에 대한 규제는 포함되지 않는다.
양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현재 중국에서 생산되는 메모리반도체의 시장 지배력과 점유율이 워낙 커서 단기적으로는 미국도 무 자르듯 제재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앞으로는 계속 제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첨단 반도체뿐만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등 상대적으로 낮은 그레이드의 제품 생산도 중요하다"면서 "중국 공장에서 이런 제품들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서서히 교체해나가면서 위기를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또한 양 의원은 한국 반도체 산업이 미국과 함께 공조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한국·미국·대만·일본 등 4개국의 반도체 동맹인 '칩4' 가입을 두고도 고민이 많았다"라며 "그러나 원천적으로 미국 없이 국내 반도체 산업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라디오에 함께 출연한 양 의원의 멘토인 임형규 전 삼성전자 사장도 "반도체 원천기술뿐만 아니라 장비나 설계 소프트웨어 등 기반 기술을 미국이 컨트롤한다"며 "한국도 그 영향력 하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셈이다. 반도체 산업의 큰 방향은 미국과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