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역성장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에 이익은 감소했다. 상장사 실적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대규모 손실을 낸 한국전력이 전체 실적 악화를 키웠다.
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2월 결산 상장기업 604개(금융업 등 제외)의 지난해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2814조9183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21.34%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59조4124억원으로 14.70% 감소했고 순이익도 131조5148억원으로 17.31% 줄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영향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원자재 가격 상승, 이자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감소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5.66%, 4.67%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보다 2.4%포인트, 2.18%포인트 낮아졌다. 상장사가 1000원어치 제품을 팔면 원가·인건비 등을 빼고 번 돈은 56원이고 세금 등을 내고 실제로 손에 쥔 돈은 46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코스피 상장사 연결 매출액에서 10.74%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나 사상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국전력을 제외해도 이익 감소세가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영업이익은 14.2% 감소했고 순이익은 36.3% 줄었다. 한국전력을 제외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0.35%, -5.06%로 집계됐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누적 34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 두 기업을 모두 제외하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5.4% 늘었고 순이익은 19.4% 줄었다.
업종별로는 코스피 17개 업종 중 운수장비(87.68%), 운수창고(53.51%) 등 9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늘었다. 전기가스 등 8개 업종에선 영업이익이 줄었다.
특히 전기가스업은 영업손실 30조2203억원을 냈다. 한국전력 적자가 커진 영향이다. 철강금속(-34.84%), 건설업(-21.81%), 전기·전자(-21.64%), 화학(-12.39%) 등 원자재 영향을 많이 받거나 경기에 민감한 업종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순이익 흑자 기업은 전년 대비 35개 줄어든 455개였다. 전체 중 75.33%다. 한진칼은 2021년 연결기준 356억원 순손실에서 2022년 6595억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적자 기업은 35개 늘어 24.67%인 149개였다. 적자로 전환한 기업 중 가장 가파르게 순익이 줄어든 곳은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순손실 3조19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조5291억원 증가한 수치다.
금융업종에서는 은행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지만 증권의 수익성은 악화했다. 개별 재무제표를 제외한 금융업 43개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1조8389억원, 순이익은 32조8428억원으로 각각 9.61%, 7.89% 감소했다.
금융지주(0.48%), 은행(14.70%), 보험(0.21%)은 순이익이 늘어난 반면 증권(-51.31%)은 순이익이 반 토막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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