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공매도 거래가 5일 하루 금지된다. 최근 발행된 SK하이닉스의 2조원대 교환사채(EB)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헤지(위험회피)차원에서 공매도 거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SK하이닉스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정규시장 및 시간 외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공매도 거래를 금지한다고 공시했다. 공매도 과열종목 적출 후 공매도 금지일인 이날 주가가 5% 이상 하락하면 공매도 금지 기간이 연장된다.
전날 SK하이닉스의 공매도 물량은 1000만6343주로 거래대금은 8362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3일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96억원)의 87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공매도 증가세에 코스피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도 3일 6285억원에서 4일 1조3998억원으로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교환사채를 산 후 헤지 차원에서 공매도를 진행했다고 바라보고 있다. 교환사채는 투자자가 보유한 채권을 일정 기한이 지난 뒤 발행회사가 보유한 주식이나 다른 회사의 유가증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회사채다.
전날 SK하이닉스는 SK하이닉스는 2조2377억원의 교환사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운영자금 조달 목적인데 지난 3일 밝힌 1조9745억원보다 확대된 규모다. 교환 대상은 SK하이닉스 자사주 2012만6911주로 총 발행주식의 2.76% 정도다. 교환가액은 11만1180원으로 지난 3일 SK하이닉스의 종가 8만7200원 보다 약 27.5% 높은 수준이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연 1.75%로 만기일은 2030년 4월11일이다. 콜옵션과 풋옵션 조건이 있어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증권업계에선 교환사채 발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금조달의 배경은)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이 재공품 기준 9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현금원가 이하의 판매를 통한 현금화 보다는 재고 고수의 의지가 일부 반영된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리스크로 여겨 온 유상증자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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