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이날 공개한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 총 2361권(약 36만여 쪽)에는 1991년 8월 주일한국대사관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후 보상 국제포럼' 내용을 외무부 본부에 보고한 내용이 담겼다.
이 자리에서 1965년 협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었던 민충식 전 수석은 "1965년 소위 '청구권' 협정에 대해 한‧일 양국 정부 간 및 국민 간 인식의 차가 크다"며 "개인의 청구권이 정부 간에 해결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당시(1965년) 교섭 대표 간에도 협정은 정부 간 해결을 의미하며 개인의 권리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암묵적인 인식의 일치가 있었다"면서 "시이나 (에쓰사부로) 외상도 동일한 견해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1956년 일‧소 공동선언시 배상, 보상이 포기되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국가간의 배상, 보상이 포기된 것이지 개인의 권리는 해당 선언에 의해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즉 정부 차원 청구권과 개인 차원 청구권이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일본 정부도 인정했다는 것이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에 그동안 정부의 입장, 정부의 1965년 협정 해석과 다른 내용의 판결이 선고됐다"고 언급했다.
이는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정부 뿐만 아니라 개인의 청구권 문제도 해결됐다는 것으로,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는 2018년 대법원의 판결이 잘못됐다는 취지다. 그러나 30년 전 외교문서 공개로 윤 대통령의 주장은 다소 힘을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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