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장 급성장 타고 한국 배터리 '장비' 수주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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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23-04-0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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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배터리 장비 업종이 미국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따라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장비 협력사가 북미 지역에서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에서  수주하는 예상액만 22조원을 훌쩍 넘으며 이는 대규모 수출 실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산 장비 업체를 견제하는 미국 상무부 규제가 본격화하면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미국 내 배터리 합작법인(JV)의 추가 증설 및 설립이 본격화하면서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갖춘 국내 장비 업체들이 집중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지역 연간 생산 규모는 2025년부터 428.5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1GWh당 전체 평균 설비투자(CAPEX)는 1300억원이며 전체 CAPEX에서 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2025년 배터리 3사의 북미 지역 설비투자액은 55조7050억원 가량이다. 이때 국내 장비 업체들이 한국 배터리 3사에 기대하는 북미 지역 수주 예상액만 22조2820억원이다.

증권가는 올해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지역 장비 발주 규모를 105억 달러(약 13조8022억원)로 잡았다. 올 초 1조원 규모인 SK온-포드 미국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SK의 장비 수주전 결과가 일부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향후 국내 업체 수주 비중은 96%에 달할 전망이다. 올 1월 공시 내역으로 추정했을 때 국내 장비 업체의 블루오벌SK 장비 수주 규모는 △톱텍 2821억원 △피엔티 2217억원 △윤성에프앤씨 2088억원 △자비스 161억원 △이노메트리 131억원 등이다.

국내 배터리 장비 업체 매출 상위 6곳(피엔티·에스에프에이·필옵틱스·원익피앤이·씨아이에스·하나기술)의 지난해 말 수주 잔액은 3조7731억원을 넘는다. 이들 6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2조9682억원으로 전년 2조5956억원보다 14.3% 뛰었다. 평균 1~2년인 리드타임(제품 생산 소요 기간)을 반영한다면 현재 수주 잔액은 올해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배터리 장비 업체의 수주 잔액은 올해 분기마다 증가하며 2024년까지 우상향 궤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IRA와 같은 무역 규제 기조는 한국 장비 업체에 또 다른 수혜를 가져올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의 미검증 목록(Unverified List)에 등재된 중국 기업은 엄격한 수출 통제를 받는데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계속 추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마저도 중국산은 빼라는 특명이 내려질 정도"라며 "중국 장비 업체들이 미국향 수주를 위해 한국에 지사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산 배터리 장비는 일본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중국에 비해선 높은 수율을 보이는 강점이 있다. 씨아이에스는 최근 일본 배터리 업체에 코터와 프레스 장비를 납품하며 품질 경쟁력까지 인정받았다. 

향후 배터리 연산 능력이 1939GWh로 추산되는 유럽 시장도 한국 장비 업체의 주 무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헝가리, 폴란드 등에서 국내 배터리 3사와 합을 맞춰온 우리 업체들은 다양한 배터리 구조, 셀 길이에 대응력을 갖췄다"며 "배타적인 일본에서도 인정받으며 향후 치열해지는 유럽, 북미 지역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말했다.
 

북미 배터리 연산 지도 [사진=배터리 뉴스 도이치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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