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먼저보기] 산업권별 수익성 69.4% 급락···韓기업 '적자의 늪'에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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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3-04-0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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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반도체 등 글로벌 경기 침체 타격

  • 연말까지 수요 회복 가능성 매우 낮아

  • 고금리·고물가 등 악재···환경도 악화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산업권의 수익성이 지난해 대비 70% 가까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국내 주요 산업으로 꼽혀온 전자 및 반도체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을 정면으로 받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그 외 상당수 산업도 고금리·고물가 악재 속에서 경영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올해 연말까지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 주요 산업권에서 수요 회복이 미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미국 등 글로벌 주요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있는 추세라 올해 하반기 상황을 마냥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6일 금융투자사 리서치센터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국내 산업군별 주요 기업을 살펴본 결과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14개 산업권 46개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가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해 1분기 38조2842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조7170억원으로 26조5672억원(69.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주요 기업의 수익성이 1년 만에 3분의 1 이하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홀로 19조3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다른 산업권 전부의 영업이익 합계보다 많았던 전자 산업이 올해 1분기 2조2233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 탓이다. 올해 1분기 14개 산업권 중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 분야는 전자 산업이 유일했다. 전자 산업 한 분야에서 2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줄었고, 다른 산업권에서도 상당수 손실이 발생한 탓에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26조원이 넘었던 것이다.

전자 산업이 이토록 큰 실적 악화를 앞둔 것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관련이 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 등 글로벌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자 및 반도체 제품 관련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미국 등 글로벌 주요국이 기준금리 인상 추세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투자와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으로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이 더욱 커지게 돼 빚을 갚는 데 우선 자금을 활용하는 탓이다. 가계와 기업 모두 당장 급하지 않은 전자·반도체 제품 구매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이 같은 경기 침체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난달 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의 돌발 변수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을 단행했다. 또 연내 추가로 금리 인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신호마저 시장에 알렸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향후 금리가 더욱 인상된다면 글로벌 수요는 한층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전자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마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국내 산업권 전체를 견인했던 전자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으며 올해 개선될지도 미지수"라며 "나머지 기업들도 고금리·고물가 등의 악재로 전반적으로 환경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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