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잠재력 0% 추락 위기]① 힘 빠진 '아시아의 용'…"성장판 닫힌다"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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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3-04-1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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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DI '경제동향'서 경기부진 지속 유지…경상수지 2개월 연속 적자

  • 거시경제 지표 단기적 악화…장기 전망 비관적인 게 더 큰 문제

  • OECD, 2030~2060 연평균 잠재성장률 0.8% 전망…OECD 최하위

[사진=연합뉴스]

아시아 네 마리 용으로 불리며 '한강의 기적'을 일궈 낸 한국 경제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장기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향후 성장 가능성을 나타내는 바로미터인 잠재성장률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며 조만간 1%대로 내려앉는다. 산업구조와 생산성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머지않은 미래에 0%로 고꾸라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4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에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원인으로 '내수 둔화' 대신 '수출의 큰 폭 감소'를 강조했다. 내수 소비는 다소 개선됐으나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수출 부진이 워낙 심각해 우려가 크다는 의미다. 

단기 지표 악화보다 더 큰 문제는 장기 추세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KDI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했다. 

한국 잠재성장률은 10년마다 2%포인트 정도씩 하락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2050년에는 0.5% 내외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25∼50% 수준인 1.0%를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도출된 수치다. 

안타깝게도 2010년대 이후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0.7%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이를 적용하면 2050년 잠재성장률은 0%로 떨어진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자본·기술 등 종합적인 생산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라 생산성 혁신에 실패하면 한국 경제의 성장판이 닫힐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적 시각도 다르지 않다. OECD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60년 재정 전망 보고서'에서 2030∼2060년 한국 잠재성장률을 0.8%로 예측했다. 

OECD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000∼2007년 연간 3.8%에서 2007∼2020년 2.8%, 2020∼2030년 1.9%, 2030∼2060년 0.8% 등으로 계속 떨어진다고 봤다.

2030년까지는 OECD 평균(1.3%)을 상회하지만 이후에는 캐나다(0.8%)와 더불어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로 추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같은 기간 주요 20개국(G20) 평균 잠재성장률은 1.0%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1.0%와 1.1%로 추정됐다.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리는 가장 큰 원인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다. 전체 인구 중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20년 72.1%에서 2050년 51.1%로 하락한다.

성장률 둔화는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인구 고령화로 복지 지출 등이 늘어나는 와중에 정부의 세금 수입 기반이 약화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031~2050년 이후 인구구조 변화가 성장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그 폭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성장률 하락을 멈춰 세우기 위해서는 산업구조 개혁과 생산성 제고 외에는 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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