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SSG페이·스마일페이 매각 검토...유통업계, 페이 사업 '판정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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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3-04-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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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페이 서비스 [사진=신세계]

유통업계에 '페이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페이'로 불리는 간편결제시스템 시장은 카카오·네이버·삼성 등 3사가 점유율 90%를 과점하고 있다. 나머지 10% 시장을 놓고 다수 유통기업과 플랫폼기업들이 경쟁하는 구조다.

유통기업들이 '페이'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신세계) 간편결제서비스 SSG페이(쓱페이)와 지마켓 스마일페이 매각설이 불거졌다. 경쟁 유통사들도 신세계 측 매각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모양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가 운영하던 쓱페이, 스마일페이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세계는 쓱페이, 스마일페이 지분 매각이나 투자 유치 등 여러 방안을 두고 다수 기업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쓱페이는 신세계가 2015년 백화점 업계 최초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계열사에서 쓸 수 있게 론칭한 간편결제 서비스다. 스마일페이는 신세계그룹이 2021년 인수한 지마켓과 옥션 등에서 사용하는 결제 수단이다.
 
유통업계에서는 '페이' 서비스에 공을 들여왔다. 롯데그룹은 백화점, 마트, 토이저러스 등에서 사용 가능한 L페이를 선보였다. GS리테일은 'GS페이'를 론칭했고 현대백화점그룹도 그룹 통합 간편결제서비스 'H포인트페이'를 출시했다. 컬리 또한 '컬리페이' 출시를 준비 중이고 CJ그룹 또한 'CJ원페이'를 내놨다.  
 
쓱페이와 스마일페이는 유통업계에서 쿠팡 다음으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업계가 집계한 작년 페이 서비스 가입자(추정치)를 보면 스마일페이(신세계 지마켓·1600만)와 쓱페이(신세계·950만)는 2550만 회원을 보유해 회원 수 면에서 네이버페이(네이버쇼핑·3000만)에 이은 2위다. 쿠페이(쿠팡·2400만), SK페이(11번가·1600만), L페이(롯데·680만)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GS리테일 페이 서비스 [사진=GS리테일 홈페이지 갈무리]

회원 수는 많지만 회원당 객단가가 낮은 것이 사업 정리를 검토하는 배경이다. 제2의 쓱페이, 스마일페이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한화투자증권의 작년 상반기 송금액 데이터를 보면 페이 시장은 카카오페이 42.4%, 네이버페이 24.0%, 삼성페이 24.0%로 사실상 세 곳이 90% 이상 과점하고 있는 구조다.
 
신세계가 '페이' 사업을 매각하면 유통업계에서 페이 사업은 쿠팡, 11번가, 롯데 등만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신세계 '페이' 사업이 IT 기업으로 매각되면 유통업계 진입장벽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신세계 페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으로 네이버와 토스 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네이버와 간편결제 시스템을 운영하는 IT(정보통신)기업이 매각에 참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는 2021년 이마트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을 네이버 주식으로 받는 '지분 맞교환' 거래를 체결하기도 했다.

유통업계에서 페이 사업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단기간이 아닌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개발자 역량 등에서 정보통신 기업과 기술 격차가 크다"며 "다만 일부 상품 결제에서는 자사 페이를 이용하는 고객도 꾸준한 만큼 섣불리 시장 철수를 결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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