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관이 하나가 된 드림팀을 구성해 '초격차 기술 확보전'에 나선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11대 핵심 투자 분야에서 40개 프로젝트를 선정해 매년 신규 연구개발(R&D) 예산의 70%를 투입한다.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추진, 신규 사업 발굴 등을 통해 향후 5년간 6조2000억원의 투자를 끌어낼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장영진 산업부 1차관 주재로 9개 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CTO), 4개 전문기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CTO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산업대전환 초격차 프로젝트'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민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차, 포스코, LG이노텍,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9개 기업이, 전문기관에서는 전략기획단,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참석했다.
초격차 프로젝트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한다. 민관이 함께 분야별로 명확한 목표와 투자 방향을 정하고 전략 프로젝트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미래 모빌리티, 핵심 소재, 첨단 제조, 지능형 로봇, 항공·방산, 첨단바이오,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 신산업 등 11개 핵심 투자 분야에서 34개 미션을 발굴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40개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반도체 분야는 3개 미션, 4개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우선 '첨단 시스템 반도체 강국 도약'이라는 미션 이행을 위해 △모빌리티·에너지·가전용 화합물 전력반도체 개발 △자율주행(레벨4이상) 차량용 반도체 기술개발 등 2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한 글로벌 '톱 10' 후공정 기업 육성을 위해 1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첨단 패키징용 핵심 기반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세 번째 미션인 '초격차 경쟁력 유지를 위한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12인치급 첨단반도체 웨이퍼 소재·부품·장비 조기 상용화를 위한 실증 미니 팹(공장)을 구축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이렇게 선정된 프로젝트들에 매년 신규 R&D 예산을 70% 이상 투입할 계획이다. 예타 추진과 신규 사업 발굴, 계속사업 신규 과제 등을 통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6조2000억원, 2030년까지 13조5000억원의 투자를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초격차 프로젝트의 실질적 운영 권한을 시장·산업전문가에게 부여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업종별 단일 프로그램 디렉터 주도로 사업과 과제를 기획해왔다. 그러나 기획부터 성과까지 모든 주기를 관리하는 주체가 없었다는 문제가 지적돼왔다. 이에 민간과 함께 프로젝트 관리자 그룹을 구성해 전문성을 보완하고 시장 수요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연구개발 사업은 기업, 연구소, 대학 등 여러 주체가 각각 수행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대형 과제 단위로 나눠 혁신역량이 뛰어난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다음 다양한 기술을 연계해 개발·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소수 전문가에 의한 폐쇄적 사업운영과 파편화된 소규모 과제 지원으로는 연구개발의 성과도 낼 수 없고, 기술경쟁에서 결코 경쟁국을 앞설 수 없다"면서 "초격차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방향을 잡고, 혁신역량이 가장 뛰어난 기관이 드림팀을 구성해 임팩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연구개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9개 기업과 4대 전문기관은 초격차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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